[미래칼럼] 120살 공부

 지천명. 나이가 등선을 넘으니 후학 양성의 필요성이 느껴진다.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돈으로 사회에 환원하나, 필자가 그간 번 것이라곤 지식밖에 없으므로 지식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즈음 서울 및 경기·인천 지역의 중·고등학교에 ‘미래사회와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주제로 특강을 자주 나간다.

 2030년의 사회와 교육을 변화시킬 주요 글로벌 동기요인과 과학기술의 추이, 그리고 이에 따른 국가·사회·학교·교사·학생·학부모의 역할을 알려줘 미리 대비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트렌드는 네 가지로 요약되는데 저출산, 독신화, 고령화, 늘어나는 기대 수명이다.

 저출산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형제가 거의 없어 대부분의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혼자서도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결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는 2030년에 1300만명으로 예측된다. 이는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아버지와 어머니 등 직계 2∼4인을 돌봐야 할 때가 옴을 의미한다. 45세에 회사를 그만 둬야 하고 60세에 공무원을 그만 둬야 하는 마당에 어떻게 재테크를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고민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

 기대수명은 더욱 심각하다. 이달 한국연구재단과 고려대 연구팀에 따르면 지금 40세의 절반 이상이 94세까지 산다. 지금 우리 초·중·고 아이들의 절반 이상은 100세를 살고 절반의 절반 이상이 120세를 산다는 얘기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에게 120세를 사는 방법 즉 ‘120세 인생플랜’을 가르쳐야 한다.

 그 방법은 세 가지가 될 것이다. 잘 살고(Well-being), 잘 늙고(Well-aging), 잘 죽는(Well-dying) 방법이다. 대학생과 영재 중·고생에게 100살 또는 120세 인생플랜을 짜 보라는 과제를 내주면 60세까지는 계획을 잘 세우는데 그 이상은 수립하지 못한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교육과학기술부의 2011년도 ‘창의인재와 선진과학기술로 여는 미래 대한민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교육과 일을 연계하는 선진 직업교육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교과부의 추진전략이 초·중·고·대·대학원이라는 체제로 생애주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이다. 120세 인생을 계획할 수 있는 실제적인 삶의 생애주기별 진로와 인생교육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모든 제도·시스템과 국민 인식은 여전히 ‘60세’에 머물러 있다. 120세를 살 우리 초·중·고생들에겐 60세까지 일하고 60세 이후엔 60년 동안 할 일 없이 놀아야 하는 막막한 시스템인 것이다.

 평생 동안 끊임없이 배우고, 가능한 한 오랫동안 건강하게 일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정말로 행복한 100∼120세 시대를 맞을 수 있다. 물론 제도상으로 접근하기엔 상당한 시간과 재정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초·중·고생들에게 만이라도 120세를 살 테니 120세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지금부터 스스로 고민토록 만들자는 것이다. 그 해답은 우리 초·중·고생들에게 있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 wycha@studybusin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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