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변혁의 기로에 서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조직에 적응하고 연구개발에 어떻게 임할지를 화두로 삼아 몇 가지 사자성어를 내놨다.
과학기술계는 오는 4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출범과 함께 정부의 출연연 선진화 방안에 따라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각 출연연은 이러한 변화를 응축해 네 글자에 상징적 내용을 담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흥남 원장은 신년사에서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다다르지 못한다’는 말을 2800명 직원에게 내놓고 연구개발(R&D)을 독려했다.
김 원장은 ‘자기일에 혼을 바친다’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정진한다면 선배들의 업적을 뛰어넘는 세계 최초, 최고의 R&D 성과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을 담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김명수 원장은 신년 화두로 ‘고장난명(孤掌難鳴)’을 내놨다. 모든 일은 혼자서 할 수 없고 협력해야 이루어진다는 데 기관 운영의 키를 맞춘 것이다.
김 원장은 “과학기술계가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발전과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지속적으로 기여하자”고 강조했다.
상반기에 다목적실용위성 5호 발사가 예정돼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주진 원장은 신년 화두로 ‘유지경성(有志竟成)’을 꼽았다.
이 말은 ‘이루고자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뜻. 이 원장은 “새해에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이겨낼 수 있고 없고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며 “직원 모두가 한마음이 돼 자신감을 갖고 일해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기계연구원 이상천 원장은 ‘줄탁동시(〃啄同時)’라는 사자성어를 내놨다.
‘줄탁동시’는 ‘알 속에서는 병아리가 쪼고, 밖에서는 어미 닭이 그 부위를 동시에 쪼아 비로소 병아리가 알을 깨고 부화한다’는 말이다.
이 원장은 “어미 닭은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는 데 작은 도움만 줄 뿐, 결국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병아리 자신”이라며 “창조적인 조직을 만드는 것은 각자의 역할이 분명히 정해져 있고 구성원 상호 간에 힘을 합쳐야만 가능하다”고 부연 설명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오헌승 원장은 ‘혼창통(魂創通)’이라는 책 제목을 화두로 내놓고, 새해 ‘역동성있는 조직’ 구축을 강조했다.
오 원장은 “혼창통에서 ‘혼’은 꿈, ‘창’은 그 꿈을 현실로 바꾸는 창의적인 노력, ‘통’은 조직 구성원들이 혼과 창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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