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휴대폰 번호이동건수가 2009년 대비 130만건이 늘어나는 등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사들의 꾸준한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가입자 확보를 위한 단말기 보조금 경쟁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번호이동건수는 총 880만1377건으로 2009년 757만2288건에 비해 122만9089건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년간 번호이동건수는 2007년 880만2235건, 2008년 819만129건 등으로 매년 줄어들다가 2년만에 다시 880만건을 돌파했다. 이는 번호이동이 과열됐던 2007년 휴대폰 가입자들이 2년 약정기간이 끝나는 지난해 대거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009년 말 아이폰의 국내 출시 이후 지난해 치열한 스마트폰 출시 경쟁과 맞물려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번호이동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분기별 번호이동건수는 1분기 177만건, 2분기 213만건, 3분기 270만건, 4분기 219만건 등으로 7~9월인 3분기가 가장 극심했다. 월별로는 5월 88만건을 돌파한 이후 7월부터 본격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처음으로 92만건을 넘어섰다. 8월에는 83만건으로 다소 주춤했다가 9월부터 94만건을 돌파하면서 연중 최고치에 달했다.
3분기 번호이동 과열은 아이폰과 갤럭시S의 불꽃 튀는 경쟁의 결과물이다. 아이폰4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가 대항마로 갤럭시S를 출시한 이후 9월까지 SKT와 KT가 가입자 확보를 위해 보조금을 본격적으로 투하했다.
치열한 번호이동 경쟁은 10월 들어서면서 크게 줄어들었다. 11월에 잠시 과열현상을 보였으나 12월에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60만건을 밑돌았다. 4분기의 번호이동 감소는 10월부터 정부의 단말기 보조금 제한이 시작된데다 이통사의 연말 실적 달성을 위한 비용 축소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새해부터 새로운 010번호제도가 시행되면서 번호이동 건수가 다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에 도입되는 새로운 번호이동제는 01X번호를 변경하지 않고 3G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는 것으로 1분기부터 2G 가입자들의 대거 이동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새로운 스마트폰들이 연초부터 연달아 출시되고 10여종의 스마트패드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신규 번호이동 수요가 발생하는 것도 번호이동을 부추기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통신 전문가는 “새해에는 새로운 번호제도가 시행되면서 이통사 간 2G 가입자 뺏기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특히 스마트폰 구매를 겨냥한 번호이동이 본격화되는데다가 데이터공유서비스(OPMD) 요금제와 결합된 다양한 스마트패드의 수요도 한 축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0년 분기별 휴대폰 번호이동건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