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간과하기 쉬운 장비 가운데 하나가 골프 신발이다. 심지어 차 트렁크에 몇 주일씩 처박혀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신발을 신는지에 따라 3, 4스트로크 차이가 난다고 하면 믿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마는 이는 엄연한 사실이다.
지난해 여름에 방수가 잘 된다는 일본의 유명 업체에서 만든 고어텍스 신발을 한 켤레 샀다. 새 신발을 신고 필드에 나갔는데 평상시보다 뒷굽이 좀 높다는 느낌을 받았다. 첫 홀부터 몇 년 동안 보지 못했던 슬라이스를 때렸을 뿐만 아니라 첫 번째 그린에서 퍼팅을 하려고 어드레스를 취해 보니 뭔지 모르게 앞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었다.
퍼팅도 가볍게 슬라이스가 났다. 신경을 쓰면서 플레이를 했는데도 18홀을 돌고 난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퍼팅 수 36개, 슬라이스로 인한 OB 2개. 슬라이스를 막으려고 하다가 왼쪽으로 당겨진 드라이브 샷 2개. 몇 년 내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하고 이 신발을 집어던져버렸다.
이 신발을 만든 업체에서 이듬해 최신 골프화를 내놓았는데, 스펙을 보니 뒷굽을 1㎝나 낮게 만들었다. 문제점을 뒤늦게나마 알아차렸다는 뜻이다. 골프화의 뒷굽이 높으면 볼이 발보다 아래쪽에 위치하는 슬라이스 라이가 자동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평평한 티잉 그라운드에서 때리는 티샷에서는 슬라이스가 난다.
신제품 골프화를 보면 대개 뒷굽이 낮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아디다스다. 최근의 TV 중계에서 프로 골프 선수들이 신고 있는 신발을 보면 낮은 뒷굽이 육안으로도 보인다. 나이키 골프화도 뒷굽이 높지 않다.
뒷굽이 높으면 걷는 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풋조이·에토닉같은 미제 골프화는 뒷굽이 높았던 것이다. 걷는 것을 위주로 하는 골프 코스가 많은 나라에서 나오는 골프화는 뒷굽이 높다는 공식이 성립하는 것이다. 골프화 무게도 마찬가지다. 무거운 골프화는 스윙의 안정감을 주지만 4∼5시간을 걷기에는 좀 부담스럽다.
요즘에는 운동화 타입의 가벼운 골프화가 많이 보인다. 대신 골프화가 가벼우면 스윙의 베이스가 흔들릴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래서 기존의 450g짜리 골프화 대신 350g짜리 골프화가 출시되면서 신발창을 단단한 소재로 만드는 추세다.
묵현상 골프칼럼니스트 hsmuk@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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