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보통신이 현대정보기술을 공식 인수하면서 향후 양사의 합병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합병절차를 밟을 경우 롯데정보통신은 코스닥에 등록된 현대정보기술을 통해 우회상장하기 때문에 파괴력이 만만치 않다.
합병과 별도로 이번 인수로 롯데그룹은 삼성SDS와 LG CNS, SK C&C 등 정보기술(IT) 서비스 빅3 기업과 유효경쟁을 펼칠 수 있게 돼 선두권의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정보통신은 양사 합병에 따른 시너지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합병 안할 듯=롯데정보통신이 현대정보기술 경영권을 확보했음에도 당분간 기업 간 합병은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곧바로 합병절차를 밟을 경우 이번 합병이 우회상장 도구로 활용됐다는 세간의 비판이 거셀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해부터 비상장기업 인수를 통한 우회상장 심사 요건이 까다로워지는 만큼 롯데정보통신이 합병을 하더라도 상당기간 준비를 거쳐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상당기간 두 회사는 간판을 그대로 유지한 채 시너지를 강구하는 ‘이원 협력체계’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정보통신이 현대정보기술의 레퍼런스와 프로젝트 수행 능력, 노하우를 바탕으로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롯데정보통신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전격적인 합병보다 일정 기간의 사업수행을 거쳐 장단점을 파악한 뒤 물리적 통합에 이은 화학적 결합을 시도하는 시나리오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합병 시너지 극대화=롯데정보통신의 기존 역량에 현대정보기술이 보유한 공공·사회간접자본(SOC)·의료·국방·IT아웃소싱, 데이터센터 등 IT 서비스 노하우를 접목할 경우에 IT 서비스 전 영역에서 시장지배력을 일거에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양사는 당장 합병하지 않더라도 경영에서는 시너지를 노린 통합 경영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해외 시장 개척에서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정보기술이 미국·중국·아랍에미리트·베트남(이상 현지법인)과 파키스탄(사무소) 등지에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한 만큼 롯데정보통신의 IT 서비스 글로벌 시장 진출도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정보통신의 현대정보기술 인수는 IT서비스 선두권 경쟁은 물론이고 중위권 판도 재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정보통신과 현대정보기술의 매출을 합칠 경우에 삼성SDS, LG CNS, SK C&C, 포스코ICT에 이어 ‘빅5’에 달해 ‘유효 경쟁’이 가능하다. 유통, 제과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을 경우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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