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LED 업계 합종연횡 본격화

 지난 3분기부터 발광다이오드(LED) 업황이 내리막을 걸으면서 내년께 체력이 달리는 업체들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LED 조명 시장 대비를 위해 조명 관련 기술을 가진 업체들끼리의 짝짓기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LED 조명업체 A사와, 역시 코스닥에 상장된 LED 업체 B사가 대주주 지분 매각을 위해 벤처캐피털(VC) 등 업계 관계자들을 접촉 중이다. A사의 경우 이미 올해 초 새 주인 찾기에 나섰으나 마땅한 인수자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몇 년째 LED 조명 시장이 성장이 답보 상태를 보이자 최근 자금난이 가중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LED 조명 시장이 공공 발주량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덩치가 큰 업체들은 회사 유지비용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며 “올해 초부터 매물로 나온 A사는 아직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B사는 3분기 들어 TV용 LED 매출이 급감하면서 증권시장을 중심으로 대주주 지분 매각설이 돌고 있다. LED 및 LED 조명 시장이 내년에도 크게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업체들의 매각 작업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부진에 따른 피인수 사례 외에도 LED 조명 시장 대비를 위한 업체 간 전략적 짝짓기도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중반을 지나면서 LED 전후방 산업 간 합작사 설립과 지분투자 움직임이 서서히 가열되는 양상이다.

 삼성LED가 등기구 전문업체 태원전기의 지분 15%를 인수했고, 서울반도체는 포스코·현대백화점그룹과 연이어 LED 조명 합작사를 설립했다. LG이노텍은 올해 M&A를 한 바는 없지만 지난 2008년 LED 조명 업체 KDT로부터 ‘광여기필름(PLF)’과 관련한 기술을 인수했다. 우리조명도 올해 초 미국 새트코와 LED 조명 전문 합작사를 설립한 바 있다.

 국내서는 LED 관련 업체 간 M&A 및 합작사 설립이 이제 막 시작됐지만, 오스람·필립스 등 글로벌 업체의 경우 이미 2000년 초반부터 LED 조명 사업과 관계된 M&A를 추진해 왔다. 네덜란드 필립스는 지난 2005년 미국 LED 업체 루미레즈 인수를 시작으로 2007년에는 유럽 B2C 조명 생산 업체인 ‘PLI’와 미국 LED 조명 업체 컬러키네틱스를 잇달아 사들였다. 2005년부터 LED 조명과 관련된 M&A만 총 11건에 이른다. 문상영 필립스 조명사업부 이사는 “지난 몇 년간 전략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LED 칩에서 모듈·등기구·조명솔루션 등에 이르기까지 LED조명에 관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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