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SK에너지를 석유와 화학 분야로 물적분할하는 조직개편과 세대 교체형 인사이동을 마무리하고 신성장동력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에 본격 나선다.
SK(주)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던 SK가스 지분 45.5% 전량을 SK케미칼에 매각하기로 의결함에 따라 매각대금 1841억원을 확보했다. 이 자금은 신사업을 위한 인수ㆍ합병(M&A)에 쓰인다.
알짜 계열사인 SK루브리컨츠 상장을 검토하고, SK에너지(분할 후 석유 분야)나 SK종합화학(분할 후 화학 분야)의 지분 교환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 방안도 모색한다. 추가적인 해외 광구 처분으로 투자재원 마련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투자 성과를 내지 못해온 인천정유공장 매각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27일 "내년부터 대전 SK기술원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전기차용 중대형 리튬 2차전지와 분리막 사업 등 신성장동력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며 "필요한 자금은 SK루브리컨츠를 상장하거나 계열사의 지분 교환을 통한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이 유임돼 SK이노베이션 사장을 맡은 점도 신성장 분야에 집중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SK에너지에서 석유(SK에너지)와 화학(SK종합화학) 분야로 분할한 이후 존속회사의 이름만 바꾼 회사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지분 100%를 보유한 소규모 지주회사가 됐다. 그러나 사업회사가 아니기에 당장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SK이노베이션이 신사업을 추진하려면 자회사에서 배당을 받거나 자회사 투자지분과 광구개발권 등 매각에 따른 자산가치에 기댈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기업금융(IB) 관계자는 "SK그룹이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SK 계열사 가운데 독립적인 사업영역을 갖춘 SK루브리컨츠의 상장 가능성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며 "비수익자산 처분 여부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가치가 높아진 자원개발 분야 해외광구 지분 매각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에는 브라질 자원개발 현지법인과 호주 석탄광산 등을 모두 3조원에 매각해 투자재원을 마련했다.
SK그룹이 2005년 말 약 3조원에 인수한 인천정유공장도 사실상 매물 목록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대기업들과 매각 관련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SK(주)가 SK가스 지분 전량을 SK케미칼에 매각한 배경을 두고 `사촌형제` 간 계열분리를 고려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태원-최재원 형제 영역과 SKC와 SK케미칼, SK네트웍스 등을 묶은 최신원-최창원 형제 영역으로 계열사를 쪼개는 작업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매일경제 강계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3
AI돌봄로봇 '효돌', 벤처창업혁신조달상품 선정...조달청 벤처나라 입점
-
4
롯데렌탈 “지분 매각 제안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
-
5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6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7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8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9
아주대, GIST와 초저전압 고감도 전자피부 개발…헬스케어 혁신 기대
-
10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