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박막태양전지 `외나무다리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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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막태양전지 개발 과제를 두고 삼성과 LG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박막태양전지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계획하고 있는 두 대기업이 정부의 140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지원과제 수주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됐다.

 27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식경제 연구개발(R&D)혁신전략 가운데 ‘고효율 대면적 박막태양전지’ 부문에서 삼성과 LG가 과제기획단계 2배수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새해 4월까지 각사의 박막태양전지 개발과 사업화 등 전반적인 로드맵을 완성해 정부의 심사를 받게 된다.

 이형규 지식경제부 부품소재MD는 “이번 과제는 단순하게 기술개발을 위한 공모가 아니라 박막태양전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까지 포함하는 경쟁기획”이라고 밝혔다.

 태양광을 제2의 반도체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가 이번 과제를 중심으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고효율 대면적 박막태양전지 소재·공정기술 개발을 통해 차세대 태양전지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제를 담당하게 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2015년까지 박막태양전지 생산능력 2GW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8년 태양광산업에 뛰어든 두 기업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바로 차세대 박막태양전지다.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결정형 실리콘 태양전지 시장은 이미 중국의 선텍, 잉리 등 거대 기업이 선점해 경쟁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LG는 계열사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을 통해 실리콘 및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박막태양전지 연구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미 상용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11%대의 광변환 효율을 달성했으며, LG이노텍이 현재 경기도 오산에 세계 표준 크기인 60×120㎝ 크기로 파일럿 라인을 만들고 있다.

 삼성 역시 삼성전자가 각각 10.4%와 11.3%의 광변환 효율을 달성한 아몰포스 실리콘(a-Si) 방식과 CIGS 방식의 박막태양전지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LCD사업부를 통해 37×47㎝ 크기로 연구개발(R&D)하고 있다.

 태양광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과제 선정은 박막태양전지를 준비하고 있는 두 대기업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앞서 그 경쟁력을 미리 테스트 받는 자리”라며 “사업 진행에서 정부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될 이번 경쟁에 두 기업은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했다.

 함봉균·김용주기자 hbko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