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앞두고 지난 10년여 간 세계 자동차시장 판도를 주도해온 미국과 일본 자동차 회사들 간 합종연횡이 붕괴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몰락 직전에서 간신히 부활한 미국 빅3 완성차 업체가 신흥시장 위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면서 일본차 업체와 맺고 있던 기존 제휴 관계를 속속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차 업체들 역시 `아시아시장 유턴`으로 새해 경영전략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특히 제품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미국차 업체와 기술ㆍ자본제휴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미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 전략 변화는 경쟁 상대인 한국의 자동차 업체들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이스즈자동차는 22일 소형 승용차와 픽업트럭 등에 적용해 왔던 디젤엔진 부문 공동 개발 제휴를 새해부터 전격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M은 부품 제조에서 핵심 분야인 엔진 부문을 자사 단독 개발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스즈는 북미시장 엔진 부문에 집중했던 개발 인력과 투자자금을 신흥시장과 친환경차 개발로 전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GM과 이스즈는 2006년 자본 제휴를 청산한 데 이어 기술 공동 개발도 중단함으로써 사실상 모든 제휴관계가 종결됐다.
이스즈는 현재 태국에서 GM 공장에 위탁 중인 소형차 생산도 내년 하반기에 중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31년간 유지해 왔던 일본 마쓰다자동차 최대주주 자리를 전격 포기했다. 올해 11~12월 마쓰다 지분 8%를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이토추상사 등에 분할 매각했다.
포드는 현재 마쓰다 지분 3%를 보유 중이지만 상징적인 자본 제휴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포드가 마쓰다와 체결한 자본 제휴를 단계적으로 축소한 이유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 투자를 확대하려는 경영 전략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쓰다도 멕시코를 중남미 전략시장으로 선정하고 2013년 가동을 목표로 신공장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마쓰다는 그동안 미국 중국 태국 등에서 국외 공장을 운영해 왔지만 포드와 공동 운영이 아니라 단독으로 해외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도요타자동차와 GM 간 미국 합작 공장 철수, 닛산자동차와 크라이슬러 간 기술제휴 청산 등 미ㆍ일 자동차 업체 간 제휴관계 청산이 잇따랐다.
도요타는 GM과 합작 사업을 하면서 피해를 입었다며 12월 초 62억엔 규모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안을 미국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1984년 합작 제휴로 미ㆍ일 간 자동차 동맹에 물꼬를 텄던 양사 간 법정 공방은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바뀌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미국 크라이슬러는 일본 닛산자동차 대신 이탈리아 회사인 피아트에 지분 20%를 매각했다. 크라이슬러가 피아트에 지분을 매각한 것은 유럽시장을 대상으로 소형차 공동 개발 등 기술제휴 범위를 확대하려는 포석인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완성차시장을 주도했던 미ㆍ일 업체 간 합작 제휴가 급속도로 재편되고 유럽발 경제위기로 유럽 완성차 업체 판매 실적이 크게 나빠지면서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경영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미국차 빅3 업체가 사업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하면서 새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새로운 유형의 전략적 제휴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도쿄=매일경제 채수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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