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객은 가상영업점을 찾는다

 앞으로 우량기업의 임직원들은 돈을 빌릴 때 별도로 은행을 찾을 일이 없게 됐다. 은행들이 만든 온라인 가상영업점을 방문, 재직증명서나 원천소득영수증 등을 제출하지 않고도 돈을 꿀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기업은행, 국민은행, NH농협 등 주요 금융사는 고객사 내부망(인트라넷)에 가상의 은행 영업점을 개설해 계좌이체와 같은 기본적인 뱅킹 외 고객사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新)금융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우량기업 고객들과 협약을 체결한 뒤 은행의 금융정보시스템과 고객사 정보기술(IT)시스템을 직접 연결해 해당 기업 임직원들만 쓸 수 있는 가상영업점을 개설해주는 식이다. 가상영업점을 이용하면 해당 회사 임직원들은 재직증명서, 원천소득영수증 등을 일일이 제출하지 않고도 원스톱으로 대출 업무를 볼 수 있다. 또 회사 신용도를 반영해 우대금리를 일괄 적용받는가 하면 특정 기업을 위한 전용 펀드·보험 등 금융상품도 가입할 수 있다.

 그룹웨어와 연동한 다양한 뱅킹서비스도 등장했다. 사내 게시판에 동료가 결혼한다는 글이 올라오면 직원들은 바로 그의 아이디를 클릭해 축의금을 보낼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는 비밀 댓글 형태로 이체 액수를 선택하면 가상영업점에서 축의금을 합산해 결혼할 동료 계좌에 그대로 입금한다. 총무팀 업무가 그만큼 줄어든다.

 기업은행은 이 같은 온라인 기반의 가상영업점 서비스인 I’BANK 서비스를 최근 고도화해 이달 정식 론칭한다. 새해 1월 KT를 시작으로 경찰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또 내년 상반기에 모바일 가상영업점 서비스도 시작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I’BANK 등 여러 브랜드 명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며 “연내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NH농협도 지난달 온라인 기반으로 파트너뱅크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내년에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4월 ‘사이버 퍼스널 뱅크’를 시작해 LG데이콤, 네이버 등 5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NH농협 관계자는 “(가상영업점은) 은행이 특정 기업뿐 아니라 해당 기업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의 자금을 우리 쪽으로 유입하는 효과가 있다”며 “낮은 금리 혜택으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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