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환경이 어려운 위기 때는 오너 경영이 낫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근 2011년 특별판을 통해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시기에는 오너가 경영하는 기업이 성과가 더 좋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주간지는 성공적인 오너 기업 3곳으로 삼성, 월마트, BMW를 꼽았으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등의 논문을 인용하면서 오너 경영의 장점을 소개했다.
벨렌 빌라롱가 하버드대 경영대학 교수는 미국과 유럽 기업 4000여 곳의 성과를 비교한 결과 오너 경영 기업들이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한다고 소개했다. 빌라롱가 교수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오너 경영 기업들은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는 기업보다 매출 신장세가 2%가량 높았고 시장 가치도 경쟁사 대비 6%가량 높았다고 밝혔다.
오너 경영이 경쟁력을 갖게 되는 이유는 뭘까. 위기가 왔을 때 과감한 투자를 감행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력이 오너 경영의 힘이라는 게 외신들 분석이다.
보통 상장사들은 실적이 하락할 경우 주주와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압박에 눌려 비용을 삭감하는 데 급급하다. 단기적으론 수익률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어 주가는 덜 떨어지지만, 장기적인 성장동력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반면 오너 기업은 경쟁사들이 주춤하는 사이 과감한 투자로 역전의 기회를 만든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부친 이병철 회장을 설득해 1977년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반도체 사업 진출을 감행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전자 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사업은 과감한 투자 집행이 생명"이라면서 "아무래도 과감히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오너 경영 기업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한다.
적시에 투자를 감행할 수 있는 자금 동원력도 오너 경영의 강점이다.
오너 경영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유동자산 비율이 높고 부채비율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과 서유럽의 평균적인 오너 경영 기업의 부채비율은 25%였던 반면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는 기업의 경우는 이 비율이 40%에 달했다.
즉 위기가 닥쳐 투자를 할 때도 현금을 많이 쌓아둔 오너 경영 기업이 제때 투자를 할 여력이 크다는 뜻이다. 빌라롱가 교수는 "이 같은 낮은 부채비율과 더 많은 현금 보유액이 위기를 겪을 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 컨설팅 업체인 언스트&영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너 기업의 장점으로 상대적으로 풍부한 현금과 빠른 의사결정을 꼽았다. 삼성의 반도체 진출 사례와 마찬가지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오스트리아 시공 업체인 보이스토프-메탈은 새롭게 6개국에 진출했다. 유럽 건설 경기가 침체됐을 때 오히려 공격적으로 치고 나가 성공한 것이다. 이 회사의 볼프강 크리스티누스 대표는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당시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아주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고 신속하게 움직였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점도 있다. 검증이 되지 않은 2ㆍ3세가 경영일선에 나설 경우 위험이 상당하다는 것. 하지만 뉴스위크는 최근 오너 경영 기업이 과거와는 다른 사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오너 경영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독일 BMW의 크반트 가문, 미국 월마트의 월턴 가문, 삼성 이건희 회장 가문을 들었다.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엔 오너 경영 기업이라고 무능한 자녀가 무조건 중역 자리를 차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가족경영의 경우 책임 소재가 명확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사의 무책임한 자산 운용이 금융위기를 초래한 반면 타인 자본을 적게 사용하는 오너 경영 기업은 위험에 상대적으로 적게 노출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오너 경영 기업들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모든 오너 기업이 전문적인 외부 경영진을 받아들이지는 않는다는 게 문제다. 이런 기업의 경우 설립자가 세상을 떠났을 때 문제에 직면하고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바이의 투자자문사인 부즈 관계자는 "중동 지역의 오너 경영 기업은 위기 상황에서 더 잘해냈지만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마련이다. 아랍 지역에서는 오너 경영 기업이 많아 설립자의 사망과 세습에 관한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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