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들의 탈중국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베트남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투자세제 혜택 축소 카드를 꺼내고, 현지 땅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어려워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베트남 정부가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이 있는 옌퐁공단의 세제 혜택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당초 옌퐁공단은 한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가 △법인세 인하 △수익금 한국 송금 비과세 △수입 원료 면세 등 이례적인 혜택을 내건 곳이다. 삼성전자는 50년간 법인세 혜택을 받았고, 협력사들도 보통 이익이 나는 시점부터 3~5년간 법인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법인세 감면 기간 이후에도 10년여간 5% 정도의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베트남에서 일반 기업의 법인세율이 25%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대우인 셈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베트남 정부가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올해 옌퐁공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3~4년 전 진출한 업체보다 세제 혜택 기간 및 범위가 20~30% 줄었다. 또 외화벌이에 도움이 되는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및 첨단 기업 여부의 선별작업이 진행되고, 그에 따라 혜택도 달라졌다.
기존에 진출한 업체로부터 공장용지를 매입한 기업은 과거 세제 혜택 약속에 대한 소급 적용여부를 베트남 정부와 협상해야 한다. 크루셜텍·피앤텔 등 공장용지를 기존업체로부터 매입해 진출한 국내업체는 다행히 추가 협상을 진행해 소급적용을 확인받았다.
삼성전자 옌퐁 휴대폰 공장이 예상보다 빨리 정상 가동되면서, 옌퐁 공단의 땅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삼성전자 옌퐁공장은 지난 9월 10억달러 매출을 돌파했으며, 10월부터 월 800만개 이상의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옌퐁 공장의 연 생산물량은 1억5000만~2억개에 달해 100개 이상의 협력사 풀이 필요하다. 삼성전자 공장 인근 공장용지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의 시세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자재 공급, 도로 등 인프라 미비로 베트남 진출을 미루던 국내 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안건준 크루셜텍 사장은 “지난해 매입한 옌퐁공단 땅값이 1년 만에 두 배로 올랐는데, 현지 개발업체들은 지금 토지를 매입해도 2~3년 안에 두 배로 뛸 것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며 “인프라가 구축된 다음 진출하려던 국내 업체들은 당초 예상보다 큰 금액을 준비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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