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2010년을 빛낸 금융상품]3년만에 코스피 2000시대 재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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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권이 최근 바빠지고 있다. 3년 1개월 만인 이달 14일 코스피 2000시대가 다시 개막했다. 2007년 주가 급등과 함께 자금이 대거 펀드 등 주식 관련 시장으로 몰렸고, 이로 인해 금융권에서는 고객 잡기와 빼앗기에 혈안이 됐었다. 지금도 상황은 유사하다. 고객들은 여전히 금리에 불만을 나타내면서 서서히 고위험 고금리 자산으로 갈아타려는 형국이다.

 최근 코스피지수 2000 회복은 경이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악재를 극복하고 올린 성과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코스피지수는 2008년 10월 24일 938.75까지 하락했다. 2007년 10월 31일 역대 최고치인 2064.85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한국 주식시장 가치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었던 것.

 그 후 한동안 2000선 회복은 힘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유가증권시장은 놀라운 상승장을 연출했다. 2009년 코스피지수는 3월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한 불안이 고조되면서 1000선으로 내려오기도 했으나 그해 7월 1500선대를 회복했고, 두 달여 만인 9월에는 1700을 넘었다. 지난해 11월 두바이 모라토리엄 사태가 터지면서 코스피는 연중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다시 한 번 대외 악재에 발목을 잡히는 모습이었지만 다시 꿋꿋이 일어섰다. 올 하반기 들어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1800선을 회복했고 연고점을 재차 경신해 10월에는 1900선을 넘어섰다. 그리고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유럽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 우려 등에도 불구하고 12월 14일 2000선을 다시 밟았다.

 제2의 2000시대 문을 연 이달 14일 증권가에서는 신기록이 쏟아졌다. 2007년 10월 8일 이후 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시가총액은 1117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정규장 마감시간인 오후 3시를 기준으로 5450억원을 사들여 올해 외국인 누적순매수 규모는 연간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인 19조9742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작년에 세운 32조3903억원 다음으로 큰 액수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2000선 회복은 2007년과는 상황이 다른 만큼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007년은 경기 최정점이었던 반면에 올해는 경기 회복기다. 기업실적도 2007년보다 지금이 양호하다는 평가다. 다소 걸림돌도 될 수 있겠지만 2007년에는 펀드시장 활성화에 따라 투신권 및 개인이 주도했지만 올해는 외국인 주도하에 연기금과 랩어카운트가 가세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리서치팀장은 “현재는 2007년과 달리 과열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호재”라며 “2007년 주가 수익 배수가 13배였던 반면에 현재는 10배에 못 미친다. 기업실적 역시 좋아졌다”고 추가 상승에 기대감을 보였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