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라클(대표 유원식)이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서버용 소프트웨어(SW) 가격은 낮추고, 한국HP 서버용 SW 가격은 높이는 방식으로 서버용 SW 라이선스 정책을 전면 수정했다. 본사 차원에서 결정한 것으로 새해 국내 서버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국오라클과 한국썬은 새해 1월 공식 통합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오라클은 이달 초 서버별 SW 라이선스 책정 기준인 ‘오라클 프로세서 코어 팩터 테이블’을 변경했다.
팩터 테이블은 서버 프로세서 두뇌에 해당하는 코어 1개당 SW 라이선스 비율을 정해 놓은 것이다. 가령 SW 라이선스 팩터가 ‘1’이면 코어 한 개당 하나의 라이선스가 적용되고, ‘0.5’면 코어 한 개당 0.5개의 라이선스가 적용되는 형식이다.
12월 수정안에서는 한국오라클이 최근 발표한 신형 프로세서 ‘스파크64Ⅶ+’의 라이선스 팩터가 0.5로 책정됐다. 이전 모델인 ‘스파크64Ⅵ/Ⅶ’의 팩터가 0.75인 것을 감안하면 프로세서 성능은 좋아졌지만 오히려 SW 비용은 더 낮아진 셈이다.
반면에 한국HP의 신형 유닉스서버 ‘슈퍼돔2’ 서버에 장착된 ‘아이테니엄9300’ 계열 프로세서의 라이선스 팩터는 0.5에서 1로 두 배 높아졌다. 산술적으로는 동일한 코어 수로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구축할 경우 고객이 내야 할 비용이 두 배로 뛰는 셈이다.
한국오라클은 지금까지 본사 차원에서 HP와의 전략적 관계에 따라 HP 유닉스서버의 라이선스 팩터는 0.5로, DBMS 시장에서 경쟁하는 IBM 유닉스서버에는 1을 적용했다. IBM 유닉스서버는 12월 수정안에서도 ‘파워6/7’ 모두 전과 동일하게 1로 유지됐다.
결과적으로 오라클이 IBM과 HP 모두를 경쟁사로 돌리는 대신 인수를 통해 확보한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서버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오라클 라이선스 정책 변경에 따라 한국HP가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추진 중인 프로젝트는 지금 당장 비용 인상이 불가피하다. 한국HP는 최근 유닉스서버 시장에서 한국IBM에 열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추가된 악재로 인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HP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일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슈퍼돔 서버 프로세서 성능이 좋아져 더 적은 코어로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가격 인상 요인은 적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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