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삼성전자 임원 임사에서는 양대 부품 사업부인 반도체와 LCD사업부 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반도체사업부는 타 사업부를 포함한 승진 규모에서도 최대인 부사장 4명을 포함한 49명의 승진자를 배출한 반면, LCD사업부는 부사장 1명을 포함해 13명이 승진하는데 그쳤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경쟁력 우위, 시스템반도체(SOC) 신사업 호조에 따른 사상 최대 실적 공로를 평가받았다. 이에 반해 올해 대형 패널 가격 하락과 공급 과잉으로 고전한 LCD사업부는 승진자 규모가 반도체사업부의 30% 선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침울한 분위기다.
반도체사업부의 경우 지난 사장단 인사 기조와 마찬가지로 △영업 및 마케팅 강화 △시스템LSI 사업 확대를 위한 조직 정비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다. 부사장 승진자 4명도 마케팅·해외영업·개발·제조 부문에서 골고루 배출됐다.
김광현 부사장(시스템LSI 전략마케팅팀장)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용 AP 칩을 기획하고 핵심 거래선에 공급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제품인 시스템반도체(SOC)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홍완훈 부사장은 북미지역 영업법인 SSI의 매출을 1년 만에 두 배로 성장시키는 등 반도체사업부 최대 매출 성과의 공로로 전무 승진 2년 만에 부사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또 정세웅 부사장(SOC개발실장), 박동건 부사장(메모리제조센터장)이 동반 승진하면서 반도체 개발 및 제조 경쟁력 강화에도 균형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스템LSI담당은 우남성 사장의 승진에 이어 마케팅과 개발에서 2명의 부사장을 배출하면서, 내년에도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 혁신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은 물론 스마트패드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사업부는 또 김학응 전무(메모리지원팀장)을 비롯한 12명의 전무 승진자와 33명의 신규 상무 승진자를 배출했다.
이에 반해 LCD사업부는 최병석 부사장(지원팀장)을 비롯해 전무 4명, 상무 8명이 승진하는데 그쳤다. 최 부사장은 통신·디지털미디어·반도체사업부 등에서 자금과 감사 등 다양한 경영관리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성 위주의 사업 체질 개선과 경영혁신 성과를 인정받았다. 또 이정렬 전무(기획팀장), 윤기천 전무(팹2팀장), 이석선 전무(개발2팀장), 김경섭 전무(개발2팀)가 승진했다. 또 8명의 신규 임원이 배출됐지만, 타 사업부에 비해서는 승진 규모는 소폭이라는 평가다. 이는 올 2분기부터 대형 LCD 패널의 지속적인 가격 하락 및 공급 과잉 상황에 따른 사업 부진의 여파가 고스란히 이번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외부에서조차 지난 3분기 LCD사업부 매출액(8조1000억원)이 반도체(10조6600억원)의 76% 선에 달하고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는 점에서 이번 LCD사업부 승진폭은 의외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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