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 고유가가 계속되자 에너지관리공단은 에너지절약 효과가 큰 집단에너지사업에 눈을 돌린다. 이때 국가 전체적으로 고효율 에너지절약형 시스템을 정착시키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당시 에너지관리공단 에너지진단팀장 등을 거치며 집단에너지사업 확산에 큰 공을 세운 손학식 현 에너지관리본부장은 “일반 발전소 효율이 40% 정도라면 열병합발전은 최대 80%에 이른다”면서 “일본의 ‘열병급발전’ 사례를 참고해 열병합발전을 보급하게 된 것”으로 회고했다.
집단에너지란 대규모 주택단지처럼 에너지 사용자들이 밀집된 지역을 대상으로 열과 전기를 개별적으로 생산하지 않고 한곳에서 일괄 생산해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열병합발전소나 소각로·산업 폐열보일러·히트펌프 등을 이용해 집단에너지를 생산한다.
집단에너지는 에너지 이용효율이 크게 향상되면서 에너지절감 효과가 최대 30%에 이르며 연료 사용 감소와 집중적인 환경 관리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 등 대기환경 개선 효과도 40%에 이른다. 또 연료가 유연탄이나 폐열·쓰레기·매립가스 등으로 다양해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미활용 에너지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 집단에너지사업의 역사는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의 근거가 된 석유화학공업 육성법이 제정되면서 2년 후인 1972년 울산석유화학공단에 국내 최초로 집단에너지 설비가 설치된다.
이후 1984년 에너지이용합리화법이 개정되면서 지역난방사업의 초기 근거법이 마련됐으며, 에너지관리공단에 지역난방사업본부가 설치됐다. 이후 1991년 집단에너지사업법이 제정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지역난방사업은 1985년 서울 목동을 시작으로 전국 42개 지역 188만여 가구에 보급 중이다. 지역난방사업자도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서울시, GS파워 등 22개에 이른다. 지난 2004년 8개에서 5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은 1972년 울산석유화학공단 이후 2009년 기준 24개 집단에너지사업장에서 740여 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집단에너지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 설비기준 완화, 시범사업 추진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2004년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 지원법에 따라 투자금액의 최대 100%까지 저리에 융자받도록 했으며 투자금 세액을 공제해주기도 했다. 또 집단에너지발전시설은 환경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했고, 황산화물 배출허용기준을 완화하는 등 간접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특히 집단에너지사업의 실질적 확산을 위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1984년 서울 목동지역을 시작으로 강서, 노원 등 다양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