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 세부 고시 발표가 늦어져 관련업계가 혼란을 겪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설비 설치 기간이나 환경 평가 등 행정절차를 감안하면 사업 수행을 위한 일정이 매우 촉박하다. 하지만 RPS 가중치 등 세부 기준 확정안의 발표가 미뤄지고 있어 관련업체들은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10월 공청회를 통해 발표한 ‘RPS 고시(안)’의 최종 확정안을 두 달이 지나도록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정부 고시안은 모두 확정됐으나 규제심사 절차가 남아 있어 이르면 이 달, 늦어지면 내년 1월쯤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2년 시작되는 RPS를 준비해야 하는 신재생에너지업계와 발전사들은 곤란한 상황이다.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정부의 명확한 기준이 발표되지 않아 방향을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일단 공청회에서 발표된 내용 가운데 가중치 등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내년 RPS사업 계획을 수립했다”며 “정부 고시가 늦어져 구체적인 사업계획 수립이 다소 미뤄졌고,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업계는 더욱 혼란스럽다. 대부분의 신재생에너지업체들은 내수시장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RPS의 기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내년 사업전략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한 태양광업체 관계자는 “지난번 공청회에서 태양광 분야 가중치에 대한 논란이 있어 정부의 최종안을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발전설비 설치 지역에 따른 가중치와 축사나 주차장이 건물에 포함되는지 등 구체적인 기준을 빨리 발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태양광업체 관계자는 “RPS 시범사업에서 국내산 모듈 우대항목이 본 사업에도 적용되는지 궁금하다”며 “국내산이라는 기준이 시범사업대로 태양전지 등 외국산 부품을 사용해도 모듈만 국내에서 만들면 된다는 불합리한 상태로 유지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업계의 반응에 지경부 관계자는 “최종 확정안을 최대한 빨리 발표하고, RPS 가중치 관련 예규집과 RPS 공급의뢰기관 운영규칙 등 세부 규정을 따로 발표해 혼란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
함봉균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