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간 디스플레이 산업 교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를 해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현지 LCD 팹 건설 요청을 승인한 데 이어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산업협회와 중국의 LCD산업협회격인 중국광전자협회 액정분회가 내년부터 다양한 협력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사실 중국은 디스플레이 산업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끊임없는 구애를 해왔다. 선진 기술을 배워 중국내에서도 디스플레이 산업을 일구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베이징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비오이그룹이 하이디스(구 현대전자 LCD사업부문)을 인수한 것도 그의 일환이다. 비록 끊이지 않는 기술 유출 시비 등으로 결국 비오이가 철수했지만 중국 정부의 열망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그럼에도 한·중 디스플레이 기업간의 교류는 확대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국은 내년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LCD TV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중국 시장에서 어떤 입지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업체간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국내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기로 결정한 만큼 이러한 한중간의 교류는 이미 중국에 진출했거나 준비 중인 기업들에게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
더 나아가 한·중간의 역할 분담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에서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R&D 및 생산기지로 역할을 공고히 다지고 범용 제품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식으로 서로 윈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시장을 잃으면서 지키야 하는 기술은 큰 의미를 가질 수 없다. 기술 유출은 새로운 신기술로 극복해야 할 우리들의 몫이다. 세계 최대 시장에서 우리들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더 나아가 아군을 만드는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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