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생들 재계 핵으로 뜬다

재벌가 1968년생들이 재계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68년 원숭이띠들이 주요 그룹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 눈에 띄는 68년생 재벌 2ㆍ3세는 지난 3일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허용수 GS 전무,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전무, 이우현 OCI 부사장 등이다.

재계 68년생 대표주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3일 부사장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사장은 승진과 함께 업무 영역과 책임 범위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앞으로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 창출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의 사촌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신세계그룹의 대권을 이어받았다. 신세계 총괄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은 수치가 말해주고 있다. 올해 이마트 매출(10월 기준)은 전년보다 10.2% 늘었고, 백화점은 25.1% 증가했다. 하지만 그에겐 해외사업이 숙제로 남아 있다.

이수영 OCI 회장의 장남 이우현 OCI 부사장은 OCI를 폴리실리콘 글로벌 2위 업체로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그는 그룹 내 전략통인 신현우 부회장과 함께 OCI의 사업전략을 총괄한다. 특히 1년에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낼 정도로 해외 영업을 강조한다.

허용수 GS 전무는 GS그룹의 핵심 실세다. 사업지원팀장인 허 전무는 GS그룹의 신사업발굴 업무를 총괄한다. 허 전무는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허창수 GS그룹 회장과는 사촌간이다.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의 장남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전무도 회사의 핵심사업인 산업차량BG를 담당한다. 이 밖에 재계 68년생으로는 이재용 사장의 매제인 김재열 제일모직 전무,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대표, 조현준 효성 사장, 남수정 선앳푸드 대표 등이 있다.

재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68년생들의 공통점은 글로벌 마인드와 미래 성장동력 창출 업무, 그리고 예술에 대한 조예다. 이들은 아버지 세대와 달리 어린 시절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

재계 68년생들은 대부분 당시 최고 명문인 경기초등학교 출신들이다. 그 후 일류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거쳐 해외유학을 떠난다. 학업을 마치고선 해외법인 또는 외국계 기업에 들어가 글로벌 감각을 익힌다. 어린 시절부터 글로벌 경영자 교육을 받은 셈이다. 그리고 회사에 임원으로 들어와 신규사업과 글로벌 전략 업무 등을 맡는다. 재계 관계자는 "68년생 2~3세 경영자들은 명문 초ㆍ중ㆍ고, 해외 유학과 근무, 그리고 그룹 전략을 담당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여기엔 자식을 어려서부터 글로벌 경영자로 키우겠다는 부모 세대의 의지가 들어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예술에 대한 관심도 많다. 어린 시절부터 예술을 즐기는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정용진 부회장, 허용수 전무, 이우현 부사장, 김재열 전무, 박진원 전무, 남수정 대표는 국립중앙박물관 후원회인 `박물관의 젊은 친구들` 회원이다. 모임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구입 지원과 문화행사를 돕는 자선단체다. 특히 허용수 전무는 미술계의 큰손 컬렉터로 알려져 있다. 이재용 사장도 어머니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영향으로 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다.

[매일경제 정승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