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조경제시대를 이끌어갈 스타트업(Start-Up) 기업 육성을 위한 스타트업포럼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포럼에는 스타트업에 정통한 민·관·학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 스타트업 미래를 위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한다. 이들의 발표 및 토론 내용은 우리의 차세대 먹거리 창출자가 될 예비 및 초기 스타트업기업에는 커다란 메시지로 다가올 것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실리콘밸리를 비롯 스타트업 창업이 끊이지 않고 있는 미국의 스타트업기업 전문가들이 대거 방한한다. 이들 연사는 미국에서 스타트업기업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배경에서부터 스타트업 기업 정신, 그리고 성공적인 스타트업 기업 운영 전략·노하우를 공개한다. 방한을 앞두고 발표문 준비에 여념이 없는 해외 연사들과의 사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제프 클라비어 소프트텍 VC 창업자 겸 파트너
‘팀, 제품, 그리고 시장’
스타트업 기업 투자 귀재로 평가받는 제프 클라비어 소프트텍 VC 파트너가 공개한 스타트기업 투자성공 노하우다. 그의 투자사례를 볼 때, 이들 3요소가 충족된다면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엔젤투자자를 포함, 벤처캐피털업계 그리고 이들에게서 자금 유치를 희망하는 스타트업기업에는 중요한 메시지다.
클라비어 파트너는 특히 팀을 강조했다. 스타트업이라는 곳이 막대한 투자가 아닌 소수의 인력에 의해 움직이는 만큼 이들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아무리 훌륭하게 수립된 계획과 제품을 갖고 있다고 해도 몇 주가 지나면 고객들의 의견(불평·불만)이 쏟아지게 마련입니다. 그 상황에서 얼마나 잘 대처해 앞에 놓여 있는 기회를 포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는 성공사례로 지난해 9월 인튜이트에 인수된 민트닷컴 투자를 들었다.
“2006년에 스물 여섯 살 청년창업가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개인들이 금융관리를 직접하도록 하겠다는 아주 큰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이 보유한 광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내용만을 제시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미 투자자문사들이 넘쳐나고 있는 가운데서도 그들과는 차별화된 투자 및 대출 안내를 철저한 팀워크를 통해 펼쳤고, 이것이 시장에 통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서 훌륭한 투자자의 능력으로 “회사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기회를 재빨리 파악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기에 성공적인 딜(M&A 등)을 성립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스타트업기업 창업자의 자세에 대해서도 물었다.
클라비어 파트너는 “무엇보다 열정이 중요하다. 또한 근면성실하고 세상물정을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인재를 트레이닝(훈련) 시킬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벤처캐피털 문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거론하는 것이 투자 후 멘토링 등 관리다. 그는 이에 대해 “공동투자자들과 그룹을 만들어 철저한 관리계획을 세운다”며 “그룹 안에는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지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많다. 투자가 이뤄진 후에도 팀원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해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는다”고 밝혔다. 주요 서포팅 내용에 대해서는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의견 전달에서부터 마케팅 전략, 언론 홍보, 인재 고용 등을 들었다.
우리나라 청년창업 부진에 대한 대책 질문에 대해 “그들이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줘야 한다. 실패를 인정하고 (그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민화 기업호민관(KAIST 초빙교수)을 비롯, 국내 벤처업계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수차례 강조하듯이 창업자들이 실패 경험을 살려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클라비어 파트너는 “실패를 극복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인식하는 순간 창업은 많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했다.
클라비어 파트너는 1년에 “수천개의 투자요청서를 받는다”고 소개했다. 그의 뛰어난 투자성공 경험 때문에 투자요청이 폭주하는 것이다. 이 중 몇 백 곳 회사를 직접 방문하고, 그중 15~20곳에 최종 투자한다. 클라비어 파트너는 “1년 투자회사 수(15~20곳)를 늘릴 계획이 없다”고 단정했다. 투자 노하우가 쌓이면 속도를 낼 수도 있겠지만 신중한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그의 프로의식으로 들렸다.
<제프 클라비어 소프트텍(SoftTech) VC 창업자 겸 매니징 파트너>=미국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기업 투자자. 2004년부터 소셜미디어·검색·게임 등 인터넷 관련 5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해 큰 성과를 거뒀다. 비즈니스위크지로부터 2007년 13명의 ‘웹2.0 킹메이커(King Makers)’ 중 한 명으로 선정됐고 다음해에는 ‘온라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으로 뽑혔다. 웹2.0 시대를 여는 데 투자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고르 푸세냑 리마 스카이 CEO
“창조성은 영감(Inspiration)에서 나온다.”
‘가장 창조적인 기업인 100명’ 그리고 ‘반드시 만나봐야 할 기업인 35명’에 꼽힌 바 있는 이고르 푸세냑 리마 스카이 CEO가 말하는 창조성의 원천이다.
그는 “내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에게서 항상 영감을 얻는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도전하는 일 그리고 독특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여기에 푸세냑 CEO는 “각자가 하는 모든 일에 틀을 두지 말고 얼마만큼 더 나아갈 수 있을지를 매일 시험하라”고 창조성을 키우기 위한 방안을 주문했다.
푸세냑 CEO는 스마트폰인 아이폰 등장과 함께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폰용 게임 ‘두들 점프(Doodle Jump)’가 크게 성공해서다. 아이폰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물었다.
“아이폰이 출시된 날 구입했습니다. 그때까지 사용해본 휴대폰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당시 앱스토어가 없었는데 애플에서 제3자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올리는 앱스토어를 오픈한다고 해서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1년이 지난 후 저와 형은 앱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신속한 판단력 그리고 다소 무모하면서도 과감한 도전정신이 느껴졌다. 그는 이어서 “스마트폰은 1990년대 후반 인터넷과 같은 존재”라며 “무궁무진한 기회와 가능성이 있으며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업계에 진출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고 수익성을 더 이른 시일 내에 낼 수 있다”고 평했다.
게임 개발과정에서의 창조성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게임을 만들기 이전에 우리 자신에게 먼저 묻습니다. 과연 나라면 이 게임을 좋아할지를 묻는 것입니다.”
그는 배경에 대해 “게임이 실패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흥미를 잃으면 완성도 높은 게임이 나오지 않는 만큼, 개발자부터가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는 평가로 들렸다.
푸세냑 CEO는 ‘지금이 창업자가 되기에 가장 완벽한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튠스와 앱스토어가 굉장한 시장을 창조했다는 점을 배경으로 들었다. 그는 “애플은 시장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결제, 법적절차 그리고 제일 중요한 편리성 측면을 가미했다”며 “이런 시장에서 우리는 원하는 게임과 앱을 편리하게 개발해 서비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시장에 관심이 있고 진출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방한에서 그가 한국 예비 스타트업기업인을 포함 벤처인들로부터 어떠한 인상을 받고 앞으로 어떤 사업을 펼쳐 나갈지 궁금해진다.
<이고르 푸세냑 리마 스카이(Lima Sky) CEO>=아이튠스를 통해 4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두들점프(Doodle Jump)를 개발, 미국 게임 개발업계에서 슈퍼스타로 통한다. 미국 엔트러프레너(Entrepreneur) 잡지로부터 ‘가장 창조적인 기업인 100’에 선정됐으며,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반드시 만나봐야 할 기업인 35’ 가운데 1위로 선정했다. 게임 두들점프 업그레이드를 전개 중으로, 향후 새로운 콘텐츠와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찰스 허드슨 시리어스 비즈니스 부사장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3대 요건은 무엇이 있을까.
이 질문에 구글과 가이아(Gaia) 인터랙티브에서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했던 찰스 허드슨 시리어스 비즈니스 부사장은 기술력, 접근성 그리고 유지능력을 들었다.
허드슨 부사장은 “사업을 하다 보면 어떤 업체든지 같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월등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있어야 하고, 고객이 큰돈을 들이지 않고 다가갈 수 있어야 하며 또한 고객 확보 후 이들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당수 국내 기업 CEO들이 기술의 독창성과 차별성에만 집착하는 데 이뿐만 아니라 고객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또한 그들이 쉽게 기술과 서비스에 질리지 않고 사용하도록 비즈니스를 펼쳐야 한다는 주문이다.
허드슨 부사장은 여기에 ‘IT업계’를 예로 들며 “빠른 기간에 제품을 완벽히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술 급변이 심한 IT산업의 경우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선도 능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 벤처기업들의 사업개발팀 구성에 대해서도 물었다.
“다양한 인원들이 필요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리더입니다. 리더는 실전경험뿐만 아니라 인생경험이 풍부해 팀원들에게 조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팀 리더의 지시를 다른 팀원들에게 전달하고 운용할 수 있는 중간급 간부도 요구됩니다. 이 모든 일을 배우고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역할을 신입들이 한다고 보면 됩니다.”
한국기업의 사업개발력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기업을 보며 감탄한다”고 말한 허드슨 부사장은 “넥슨이나 NHN과 같은 회사는 특별히 존경하는 회사고 글로벌 리더인 삼성도 매우 높이 평가한다”면서 “한국에는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앞으로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국기업과의 공동 비즈니스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풍부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한국에서 젊은 창업이 부진한 것에 대해 그는 과감한 도전정신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허드슨 부사장은 “지금까지 벤처 성공사례를 보면 어려움을 겪지 않은 경우가 없다. 여러 스타트업 기업에서 일을 해봤지만 모두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면서 “그러나 몸담았던 모든 스타트업체에서 나 자신과 사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예비 창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에 마음을 열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충고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찰스 허드슨 시리어스 비즈니스(Serious Business) 사업개발 부사장>=소셜네트워크와 디지털콘텐츠 사업개발 전문가다. 구글과 가이아(Gaia)인터랙티브에서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구글에서 ‘구글 체크아웃’과 안드로이드 관련 프로젝트를 맡았으며, 가이아에서는 선불카드와 관련 상품유료화 프로젝트 개발을 주도했다. 현재 안드로이드 기반 게임개발사 설립을 앞두고 있으며, 이곳에서도 사업 개발과 전략 수립을 담당할 예정이다.
◆스타트업포럼 이렇게 펼쳐집니다
3일 국내 처음 열리는 스마트업 포럼은 ‘스마트와 소셜(Smart & Social)-스마트2.0시대다’를 주제로 잡았다. 행사는 예비창업자와 청년 CEO들에게 도전정신·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을 알리는 ‘스타트업’과 이들 젊은 도전자들의 중요한 성장 무기가 될 스마트 전략을 소개하는 ‘스마트 & 소셜’ 두 세션으로 구성된다.
개막과 함께 진행될 기조강연에는 소프트텍 VC 창업자인 제프 클라비어 파트너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나선다. 클라비어 파트너는 ‘스타트업! 새로운 미래를 연다’ 강연에서 창조경제시대에 스타트업 기업의 중요성과 갖춰야 할 자질을 연설하며, 정부 미래정책 방향을 잡고 있는 곽승준 위원장은 ‘청년 창업이 희망이다’ 발표에서 젊은이들이 창업을 통해 미래의 주역으로 나설 것을 당부하고 동시에 이를 위한 정부 정책을 소개한다.
이고르 푸세냑 리마 스카이 CEO 그리고 구글 신사업개발부 출신인 찰스 허드슨 시리어스비즈니스 사업개발 부사장은 성공적인 스타트업기업 창업과 스마트 빅뱅기의 경영전략을 발표한다. 이들은 특히 미국에서의 스마트화 산업 트렌드를 제대로 짚어줄 예정이다. 국내 연사로는 삼성전자 사장과 정보통신부장관을 역임한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대표와 이민화 기업호민관, 남민우 글로벌중견벤처포럼 의장, 이장우 한국중소기업학회장, 김영식 창업진흥원 이사장, 김동신 YES 회장 등 산업계와 학계를 이끄는 거물들이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로 총출동한다. 이들은 예비 창업자를 포함 스타트업 기업인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미래 비즈니스 전략을 던져준다.
이 밖에 멘토-멘티를 위한 비즈니스 미팅도 펼쳐진다.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초기 창업기업인들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해야 하고 이를 위해 성공 벤처인들의 멘토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성공 벤처인을 포함 자금, 기술, 마케팅, 특허,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초기 스타트업 기업의 회사 소개 및 전략 발표에 대해 듣고 조언하는 자리가 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