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융복합이 지역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IT를 기반으로 신산업군을 형성한 CT와 NT, BT를 비롯해 최근 이슈로 떠오른 녹색기술(GT:Green Technology)까지 전국에 지역산업과 IT융합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 지역경제와 산업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부산, 울산, 경남의 동남권은 우리나라 제조+IT에 있어 성공의 키를 쥐고 있는 광역권이다.
부산은 기계부품과 조선기자재가 대표 업종이고, 울산은 자동차, 조선, 화학산업이 지역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 경남의 산업하면 기계, 조선, 소재를 떠올린다. 실제로 2009년 매출액 기준 전국 100대 기업 중 동남권에는 현대중공업과 한진중공업, 르노삼성, 두산중공업 등 대부분이 조선, 기계, 자동차에 제련 분야의 기업이 속해 있다.
부산발전연구원 조사 결과, 사업체 기준으로 동남권의 조선, 기계 등 기존 주력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제조업의 90% 이상이다. 반면 전자정보, 신소재 등 IT기반 제조업 비중은 낮아 6%대를 밑돌고, 지식서비스업 수치는 더욱 낮아 정보통신서비스, 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 등의 비중은 2~3%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한국전기연구원과 재료연구소 등 기술 기반의 핵심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30여개 종합대학, 3개 지역 테크노파크와 IT특화연구소 등 지원기관, 수천개의 기업 부설연구소가 포진해 IT융합 역량은 어느 곳보다 충분하다.
전통 제조업 집적지로서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동남권에서 IT융·복합을 통한 신성장동력의 희망을 찾는 이유다.
◇업종과 기업, 기관 융합 협력 전방위=동남권의 IT융·복합은 업종과 대기업 및 중견 중소기업, 산학연관 연계, 기관 간 협력 등 전방위로 추진되고 있다.
울산의 현대중공업은 최근 스마트십 개발과 디지털십야드 구축으로 자사 조선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경남의 코스닥 상장사인 평산, 태웅, 현진소재 등은 기존 선박용 엔진 및 단조품 제조 중심에서 풍력발전 부품의 매출 비중을 최대 70%까지 높이며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변신했다. 또 중견기업 신텍은 발전설비에 IT를 접목해 원전 분야로까지 진출을 꾀하고 있다.
코리녹스는 생존의 돌파구를 IT융합에서 찾았다. 이 회사는 출혈 경쟁에 몰린 기존 파이프용 스테인리스 생산 대신에 첨단 기술 기반의 스테인리스 극박 소재 개발에 성공, 첨단 정밀소재 기업으로 바뀌었다. 국내 선박용 조명기기 1위 대양전기공업은 IT를 기반으로 LED, 함내외 통신시스템(ICS), 기상관측시스템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기업과 기관 간 융합 노력은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설비전문 기업 SFA는 전기연구원의 기술지원 아래 생산라인에 IT를 접목한 ‘자기부상 기술을 이용해 클린 리프트’를 개발, 중국에 대규모 물량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공작기계 전문기업 아메코는 경남테크노파크의 지원 아래 ‘공정 집약형 레이저 복합가공기’를 개발,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했다.
중소기업 HMC는 부산IT융합부품연구소와 기술협약을 맺고 현재 화재발생 시 검출과 경보를 울려주는 PC기반의 화재검출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외에 극동산업과 디앤디이가 공동으로 중소형 풍력발전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것은 극동산업의 발전시스템 하드웨어 제조 경험과 디앤디이의 유체역학에 관한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한 사례다.
◇지자체 융·복합지원 가속도 붙어=이에 발맞춰 동남권 지자체는 IT융합 기반의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 대응한 기업 지원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해 지역산업 예산을 융합산업 활성화와 저탄소 녹색성장, 그린IT 지원 강화에 맞추고 총 2246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전년 대비 431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최근에는 풍력발전을 비롯한 조력·파력·해양바이오에너지 등 해양 기반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육성과 해양LED·해양로봇 등 ‘해양 특화 신성장동력 발전 전략’을 추진 중이다.
경남은 지능형홈 산업을 지역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기반산업으로 정하고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현재 경남 창원에는 로봇랜드와 더불어 710억원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콤플렉스’ 건립이 추진 중이다. 이곳에는 수소연료전지·수소스테이션·태양광 실증사업을 전개하고 주요 시설로 신재생에너지 소재·부품, 모듈 신뢰성 평가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울산시는 최근 총 2000억원 규모의 ‘그린·전기자동차 부품개발’사업에 착수, 지역 자동차부품 산업 지원 및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동남권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산업·기술 융합을 목표로 ‘동남광역권 중소기업 기술 융·복합지원센터’가 경남테크노파크에 개소, 동남권 융·복합 기술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과 수요 발굴, 정책사업 개발 등에 본격 나섰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말 녹색기술과 IT융합기술을 성장동력으로 키워 오는 2015년까지 매출 1000억원 이상의 IT융합 전문기업 100개를 육성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또 최근에는 금형·주조·용접 등 지역 뿌리산업과 IT융합에 오는 2014년까지 총 190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부산=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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