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설립을 준비중인 상설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에 대해 “누가 위원장이 되더라도 내가 직접 관심가지고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과위가 생기면 위원장을 대통령으로 하려고 했는데 위헌 소지가 있어서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직접 챙기는 이유에 대해) 왜냐하면 부처 이기주의가 있어서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R&D 예산을 전부 모아 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한 곳에서 하자는 것으로 결론을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처 반대가 많았지만 하기로 한 것은 큰 발전이다”면서 “R&D 예산을 효과적으로 잘 쓰면 과학 발전에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다”고 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교육개혁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교육 개혁은 일시에 다 고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많은 것을 계획하다보니 하나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을 수 있지만 국민들이 ‘아 이렇게 하려고 했구나’라고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교육열에 대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계속된 칭찬에 대해서도 언급, “칭찬받는 것은 좋은데 그에 걸맞은 교육 개혁을 해야 한다”면서 “국격에 맞춰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주요 대상은) 바로 교육과 과학이 아닌가 생각한다. 교육이 제대로 돼야 국가가 새로운 단계로 높이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G20(주요20개국) 가운데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나라가 한국을 포함한 6개국이라는 보고를 듣고 젊고 유능한 과학자를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 심도있게 토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과학기술인 양성과 관련, 이 대통령은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는 젊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위해 어린이집 등 보육관련 실태 조사를 해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날 교과자문회의는 초·중·고교의 학습의 질을 높이기 위해 현행 학습량의 20% 이상을 감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초.중등 교과교육과정 개편 방향을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보고안에는 인접 교과목과 문·이과간 장벽 제거를 통한 융합교육 강화, 실용 탐구활동 중심의 수학·과학교육 내실화, 글쓰기와 말하기 등 언어교육 개편, 교사 양성 및 임용과정에서 교원 복수자격 적극 확대 등이 담겼다. 또 학생감소에 따른 대학규모 현실화, 한중일 ‘캠퍼스 아시아 프로젝트’ 조기 정착, 글로벌 수준의 대학평가인증체제 구축, 대학교육강화위원회 신설 등도 건의했다.
이외에 노벨과학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20∼30대 신진 과학자 육성, 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한 파트타임 정규직 제도 도입, 대학과 출연연구소간 인력 및 연구교류 활성화 등도 제시했다.
한편, 교과자문회의는 교육과학기술부 통합에 따라 교육·인재 정책 및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대통령 자문기구로 확대, 개편됐으며 지난해 12월 출범한 2기 자문위는 이달말 임기를 마친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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