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 등 국외 생산기지에 도요타 생산 방식을 전파시킨 일명 `도요타 사관학교`인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모토마치 공장.
올해로 설립 51년째인 이 공장은 한때 8개 차종을 생산해 도요타 수출기지로 이름을 날렸지만 현재는 크라운, 마크X, 에스티마, 퍼블리카 4개 차종을 연간 8만대만 생산하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근무조 작업이 한창이던 이 공장 차체 조립라인 전광판에 `가동률 95%` 사인이 뜨자 젊은 근로자들이 잠시 허리를 폈다. `1달러=70엔대`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도요타 본사가 가동률 마지노선을 70%로 잡은 터였다.
공장 라인을 가로질러 공중에서 내려다보며 작업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관람석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에서 온 단체 방문단으로 북적였다.
공장을 안내한 기노시타 야오이는 "모토마치 공장은 전 세계 11개 엔진공장의 `마더 플랜트(mother plant)`로 최근 도요타 생산 방식을 체험하려는 방문객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곳곳에는 `품질은 각 공정에서`라는 슬로건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고 리콜 사태로 빛이 바랜 줄 알았던 도요타 생산시스템(TPS)의 요체인 `적기 생산(Just In Time)`에 대한 설명도 곳곳에 새로 등장했다.
지난해 9월 29일 렉서스 가속페달 결함 의심 사고로 미국에서 380만대 리콜을 결정한 것을 시작으로 전대미문의 리콜 수렁에 빠졌던 도요타가 1년 만에 다시 `도요타 웨이`를 자신 있게 들고 나왔다.
도요타는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직접 관장하는 글로벌품질특별위원회도 꾸리고 세계 6개 지역에 CQO(Chief Quality Officerㆍ최고품질책임자) 자리를 신설하는 등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아시아 7개국 기자단을 초청해 달라진 모습을 공개했다.
요코야마 히로유키 도요타 품질담당 상무는 "더 빨리 문제를 파악해 더 빨리 대응하는 EDER(Early Detection and Early Resolution)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 무엇보다 고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백방으로 뛰고 있다"고 소개했다.
불과 2주 전 한국을 방문해 쏘나타와 아반떼를 타봤다는 그는 "현대차는 정말이지 도요타의 강적이다. 운전석에 앉아 인테리어만 봐도 상당한 품질 수준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더 이상 도요타의 품질이 월등하다고 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우리는 품질에다 고객의 만족ㆍ안심까지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도요타가 품질 본위 DNA를 회복한다 하더라도 예전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스스로도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례없는 엔고가 일본 내 생산을 한계 상황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데다 TPS를 뛰어넘는 생산 효율에 가격 경쟁력까지 겸비한 현대차 등 후발 주자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등지 시장점유율에서 도요타를 앞지르며 단숨에 글로벌 판매 순위 5위에 오른 현대차의 경우 성장 속도가 과거 도요타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에서 진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36년간 도요타 품질관리를 맡아온 요코야마 상무는 "도요타가 2002~2006년 급속도로 성장할 때 고객에게 더 빨리 차를 공급하기 위해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생산을 늘리다가 오늘날 위기를 맞은 것"이라며 품질관리와 위기대처 능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도요타(일본 아이치)=매일경제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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