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은행 소유 구조를 갖출 좋은 기회로 과점 대주주 방식이 최선이다."(이종휘 우리은행 행장) "합병 방식이 향후 주가 상승에 더 유리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하나금융 방식을 더 선호할 것이다."(하나금융 고위 관계자)
지난달 30일 우리금융지주 매각공고를 시작으로 우리금융의 `주인찾기` 작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그동안 매각공고를 기다리며 `몸풀기`를 했던 우리금융 민영화 인수ㆍ합병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우리금융그룹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주체는 하나금융그룹. 그리고 다른 금융사에 합병되는 것보다 과점 주주들을 모아 컨소시엄을 구성해 독자적인 민영화를 선호하고 있는 우리금융이 투자자 모집에 본격 나섰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우리금융 민영화는 이들 두 세력 간 대결로 판가름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오는 26일 입찰참가의향서 접수마감을 앞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1일 월례조회에서 "오늘부터 본부 임원들과 함께 우리은행 고객을 직접 찾아가거나 초청해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선호하는 과점주주 컨소시엄 구성에 우리은행이 앞으로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 행장은 이어 "우리금융 민영화는 바람직한 은행 소유 구조를 갖출 좋은 기회"라며 "선진 우량은행에서 볼 수 있듯이 과점 대주주 그룹으로 지분구조가 짜여야 안정적인 지배 구조가 확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대주주 컨소시엄 방식이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며 "우리금융 민영화는 우리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잊지 말고 1만5000명의 임직원 모두 한마음이 돼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리금융의 일부 지분을 매입하고 나머지 지분을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하나금융지주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투자은행(IB)들을 상대로 이번주 중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아본 뒤 다음주에는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최대주주였던 테마섹이 보유지분 전량을 팔고 나가면서 우리금융 인수ㆍ합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하나금융 측은 투자자 모집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합병 방식이 향후 주가 상승에 더 유리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하나금융 방식을 더 선호할 것"이라며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도 먼저 연락 오는 곳이 많아 자금 조달은 수월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실제로 국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이미 투자자 모집에 나서 상당수의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우리금융 민영화의 주요 원칙 중 하나로 꼽는다.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금융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해야 정부도 혈세 논란에서 최대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장선에서 이번 민영화 작업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거론된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존재할 경우 보다 더 많은 공적자금 회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등 금융권 일각에서는 실제로 경영권 프리미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경영권을 인수할 주체가 없다는 것이다. 금융지주회사법 7조에 따라 국내외 금융지주회사가 우리금융을 인수하려면 지분을 100% 취득해야 한다. 또한 은행이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는 우리금융 지배가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 민영화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발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우리금융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지분 일부 인수 후 합병 방식에서는 지분 일부 인수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매일경제 손일선 기자/박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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