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가격 최대폭 하락…내년 D램 투자도 축소 움직임

D램 가격이 올해 사상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1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현재 주력제품인 DDR3 1Gb 128Mx8 1333㎒의 10월 하반기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같은 달 상반기 평균 1.81달러보다 15.66% 하락한 1.53달러를 기록했다. 가격 하락 폭으로는 올해 사상 최대다.

삼성전자는 4분기 D램 가격 하락폭을 전 분기 대비 20% 중반대, 하이닉스는 4분기 PC용 D램 가격 하락폭을 30%대로 예상했으나 최근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 7월 평균 PC용 D램 가격과 비교할 경우 10월 평균 가격은 35% 가까이 하락했다.

PC용 D램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D램 생산량은 늘고 있으나 PC 수요가 예상만큼 확대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PC 업체는 가격 상승기에 확보한 D램 물량이 여전히 2~4주치에 이르는 등 재고 때문에 D램을 구매하지 않으면서 가격 하락 폭도 커지고 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말께 1.3달러 미만까지도 PC용 D램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경우 국내 기업만 빼고 엘피다나 마이크론까지 모두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 하락 추이는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예정이어서 후발기업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모두 1분기까지는 가격 하락추이가 지속되다가 2분기께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기업들은 이미 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투자 시점까지 재조정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일본 메모리 기업인 엘피다는 올해 1500억엔으로 늘리려던 설비투자 계획을 백지화하고 1150억엔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역시 내년 가동 예정인 16라인의 가동 시점을 시장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은 지난주 금요일 반도체의 날에서 “시스템 반도체 투자는 오스틴 공장 등 발표한 그대로 진행하지만 메모리는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16라인은 아직 짓는 데 시간 여유도 있고 상황을 봐서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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