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오 와이디온라인 사장(50)이 추구하는 회사는 `놀이터 같은 일터`다. 특히 인터넷 · 게임 등과 창의적인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분야에서는 이 경영철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유 사장은 지난해 9월 와이디온라인 대표로 취임한 후 1년여가 지났다. 그동안 그가 한 일 가운데 핵심은 놀이터같이 즐길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일이었다. 유 사장은 “일터라고 해서 규율과 책임만 강조되면 능률이 나지 않는다”면서 “놀이터처럼 누구나 자발적으로 참여해 재미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놀이터라고 해서 아무런 규율이 없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관계 안에서 나름의 규율이 존재한다”며 “회사에서도 놀이터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참여하고 의사결정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회사는 재미라는 가치 이외에 경제적인 가치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차이점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놀이터같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구성원의 쇄신이다. 조직의 제도와 문화를 바꾸기 위해 선결돼야 하는 것이 조직을 구성하는 자원, 즉 사람들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유 사장이 꼽는 1년 전 와이디온라인의 문제점은 `상명하복 문화`와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였다. 그래서 조직에 신선함을 던져줄 외부 인력들을 수혈하고, 제도와 문화도 변화시키려 노력했다.
그는 “현재 임직원들의 마인드가 70% 정도는 변했다”면서 “사람의 변화라는 바탕 위에서 제도와 문화까지 바꿔나가 새로운 와이디온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 사장의 `놀이터 같은 일터를 만들기`에는 사업방향 재편도 한몫했다. 기업 구성원에게 가장 즐거운 일 중 핵심은 역시 실적이다. 누구나 자신이 소속된 회사의 실적이 좋아지길 바란다. 유 사장은 실적 개선을 위해 지난 1년간 정리할 부분은 정리하고, 새로 도전할 분야는 새롭게 추진함으로써 새 청사진을 그렸다.
그 중 가장 먼저 꼽히는 일이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패온라인` 개발팀의 분리다. 많은 돈과 시간이 투입된 프로젝트지만, 과감하게 정리를 선택했다.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데 있어 금액이 크고 작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유 사장은 “지난 1년간은 그동안의 와이디온라인이 해왔던 사업들을 다시 정리하고 관리하는 일들을 했다”면서 “큰 돈을 쓴 패온라인이지만, 회사의 방향성을 고려해 계속 투자하는 것보다는 분리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후 선택한 방향은 게임 퍼블리싱이다. 퍼블리싱을 선택한 이유는 처음부터 개발하기에는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투자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스마트폰 등 새로운 플랫폼에 진출도 하는 준비하고 있다.
유 사장은 “게임시장 자체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어려운 시장이 되어가고 있지만, 퍼블리싱 팀을 잘 꾸리면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보다 가능성이 높다”라며 “좋은 게임을 소싱하고 마케팅을 잘 하고 철저하게 품질관리를 해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꼼꼼하게 하느라 1년이 걸렸지만, 이제는 새로운 와이디온라인이 됐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새로운 와이디온라인이 선보이는 프로젝트들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그 시작이 최근 퍼블리싱 계약을 발표한 `마에스티아`와 `건독온라인` 등이다.
그는 “내년부터 진행할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곧바로 재무적 성과로 연결되지 않겠지만, 이용자 반응이나 동시접속자수 등의 긍정적인 신호는 보여줘야 한다”며 “이것이 잘 되면 내후년 정도에는 재무적 성과로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유현오 사장 약력
전 SK텔레콤 인터넷 전략본부장 상무
전 SK텔레콤 경영전략실장 상무
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전 SK홀딩스아메리카 대표이사
현 와이디온라인 대표이사
<학력>
서울대 사회학과 학사
텍사스 오스틴대 석사
미시건 주립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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