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IT의 전략적 기여도는 증가할 것이다.”
가트너가 올해 전 세계 CEO와 비즈니스 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0%의 응답자가 이같이 대답했다.
IT의 전략적 기여도가 높아진다니 언뜻 들으면 CIO들이 반길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동안 기업의 혁신을 주도할 메가 IT트렌드가 무엇인지를 따져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최근 가트너는 연례 콘퍼런스인 `가트너 심포지엄/IT엑스포 2010`에서 향후 20년을 뒤바꿀 메가 IT트렌드로 소셜컴퓨팅, 상황인지 컴퓨팅, 클라우드컴퓨팅, 패턴 기반 전략 네 가지를 소개했다.
소셜컴퓨팅은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상징하는 개념이다. 모바일기기와 소셜 미디어의 빠른 확산으로 모바일 트랜잭션의 가치는 갈수록 높아지게 된다. 모바일 상거래도 빠르게 늘어난다. 소셜 미디어는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하며 소비하는 패턴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상황인지 컴퓨팅은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할 수 있게 해준다. 두 세계를 연결하려면 위치, 시간, 커뮤니티 같은 정보가 필요하다. 증강현실이 폭넓은 영역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정교한 차원에서 활용될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기존의 데이터 처리에서는 찾기 힘들었던 숨겨진 통찰력을 찾는 것이 가능해진다.
클라우드컴퓨팅은 이미 대세가 됐다. 지금은 기술적인 위험요인보다 비즈니스적인 위험요인에 초점을 맞춰 고려해야 한다는 게 가트너의 조언이다. 이미 비즈니스부서 주도의 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SaaS) 도입은 보편화됐다.
패턴 기반 전략은 예측을 통해 기업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신호를 포착해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모든 방법론과 분석 기술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실시간기업(RTE)의 개념이 구체화된 것이다.
이 네 가지 트렌드가 점점 더 보편화될수록 IT의 전략적 기여도는 당연히 높아진다. 이 과정에서 IT예산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기업 내에서 누가 이런 메가트렌드를 주도해 나갈까. 트렌드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부는 CIO의 몫이고 나머지는 현업부서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메가 트렌드를 반영한 디지털 서비스는 현업 부서의 주도로 이뤄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고 보면 가까운 미래에 CIO는 기술전문가로 남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물론 CIO와 IT조직이 메가트렌드를 어떻게 준비하고, 전사 혁신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CIO와 IT부서의 전략적 행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서기 CIO BIZ` 편집장 sk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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