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이 중소기업 지원 목적으로 받은 정책자금을 자신의 잇속만 채우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이 연 1.25%의 저금리로 예금은행에 배정한 총액한도대출금을 중소기업에 대출할 때는 최고 6.85%의 금리를 적용해 배를 불려온 것이다.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정책자금 혜택을 중소기업이 아니라 금융기관이 고스란히 받아 챙겼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욱이 은행들은 한은과 약속한 중소기업 대출 비율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대출비율제도를 통해 시중은행은 원화자금 대출 증가액 중 45%를 중소기업에 지원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나, 지난 2008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평균 대출비율은 38.1%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던 한은은 아직 정부와 협의 한번 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이 은행으로부터 시설 및 운영자금을 지원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도 급감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신규 설비에 투자할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심각한 상황이다. 기술과 사업성이 있어도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우니 사업을 포기해야만 한다.
이런 마당에 앞으로 정부 정책자금이 늘어난다고 해도 돈이 흘러갈 중간 통로가 꽉 막혔으니 중소기업이 겪게 될 고충은 불 보듯 뻔하다. 중소기업 총액한도대출을 목적과 다르게 운용해온 은행들부터 우선 반성해야 한다. 중소기업 지원제도가 부실하게 운용되고 있는데도 이를 개선하지 않고 방치한 정부와 한국은행도 직무태만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먼 곳에 있는 뜬구름 잡는 얘기보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이런 문제부터 바로잡는 것이 `공정한 사회`를 실천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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