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것 없었던 LED, 첫번째 시련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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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투자자문사 JP모건 보고서가 촉발한 발광다이오드(LED) 산업 공급과잉 논란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결산이 완료된 3분기는 물론이고 4분기 손익에 대해서도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IT산업에서 통상 1, 2분기 대비 3분기가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결과는 더욱 이례적이다. 전방산업인 세트업체들의 잇따른 재고조정에, 과거에 비해 TV용 LED 공급사가 부쩍 늘어난 탓이다.

◇과잉 투자보다 수요 감소가 원인=당초 증권사들이 제시한 LED 공급과잉 근거는 전 공정인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에 대한 과잉투자였다. 시장에 LED 칩이 남아돌면서 판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추측이다. 그러나 최근 양상은 이보다 전방산업의 부진에 따른 물량 감소에 더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17일 증권사 및 시장조기관들에 따르면 삼성LED는 3분기 들어 LED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약 20%, 매출은 1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 1 · 2분기 20~25% 안팎으로 치솟았으나 3분기 반토막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4분기 들어 출하 물량은 일부 회복돼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는 평균판가(ASP)가 15%가량 감소했다. 4분기 역시 과거와 같은 영업이익률은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루멘스에 이어 알티전자 · 금호전기 등 신규 공급사를 연이어 확장하면서 더 이상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없게 됐다.

HSBC증권은 지난 6일 “LED TV 수요 급감과 가동률 하락으로 LED 부문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게 둔화됐다”며 LG이노텍 주식 목표가를 12%나 낮춰 잡았다. HSBC는 LG이노텍 3 · 4분기 LED부문 영업이익률을 각각 1.7%와 -2%로 추정했다. 이 회사 LED부문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첫 흑자전환 이래 2분기 연속 3~8% 안팎의 강고한 수익성을 보여 왔다. LG이노텍은 최근 80대 안팎의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를 갖춘 경기도 파주라인을 완공했으나 가동률 하락으로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3분기부터 130억~180억원의 감가상각비용이 발생, 영업이익의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재고조정 마무리 수순, 수요가 관건=최근 세트업체들의 LED TV용 패널 재고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가고 있다는 점이 LED 업체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이다. 동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9월을 전후해 LED TV용 패널 재고량은 소진된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중국 국경절 및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수요만 뒷받침되면 다시 재고축적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수요 창출을 위해 대폭의 ASP 인하가 불가피하지만 가동률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확보는 가능하다는 의미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전체 LCD TV 가운데 LED TV 비중이 20%에 불과하지만 내년에는 CCFL방식과의 가격격차가 줄어들면서 50% 이상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내년 LED TV 출하량을 올해의 3배로 잡는가 하면, LG이노텍은 내년 LED 부문 매출을 1조 후반대로 보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이번 LED 업계 시련이 단기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