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 유리업체인 한국전기초자의 최대주주인 아사히글라스는 한국전기초자 주식을 공개매수한 뒤 상장 폐지할 예정이라고 7일 공시했다.
아사히글라스는 주당 5만5000원에 최다 가능 수량인 391만7819주를 오는 8일부터 27일까지 20일간 공개 매수할 계획이다. 전기초자의 전날 종가는 4만7900원이다.
아사히글라스는 “CRT(브라운관) 유리업계가 세계적인 수요 축소로 사업 환경이 계속 악화되고, CRT 제조판매 등이 사업 철수에 나서는 등 격심한 변화 속에 있다”며 “신속하고 다각적인 구조조정을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해 공개매수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사히글라스는 “공개매수 후 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상장 폐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최대 디스플레이 유리업체인 아사히글라스는 CRT 유리사업의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1999년 대우그룹이 보유하던 전기초자 주식을 매수, 최대주주가 됐다. 아사히글라스의 CRT유리 제조공장으로는 전기초자가 유일하다.
한국전기초자는 지난 2001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103억원, 2511억원에 이를 정도로 큰 호황을 누렸으나 LCD가 디스플레이 시장 주력 제품으로 부상하면서 지난해에는 1288억원의 매출과 1241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최근까지 CRT유리를 생산해 메리디안솔라앤디스플레이(옛 LG필립스디스플레이) 등에 공급해왔다. 회사 측은 “여러 가지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브라운관 유리업체였던 삼성코닝(2008년 1월 삼성코닝정밀유리(현 삼성코닝정밀소재)와 합병)은 지난 2007년 10월 말일자로 국내 브라운관 유리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말레이시아 공장에서만 일부 물량을 생산 중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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