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30만원 이상` 써야 할인ㆍ적립 받는다

요즘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각종 할인ㆍ적립 혜택을 받으려면 한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바로 `전월 카드실적`이다.

길거리에서 카드만 발급받으면 아무런 조건 없이 놀이공원에 공짜로 입장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어림없는 소리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 혜택을 받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일시불과 할부 등 `전월 신용판매 실적 30만원 이상`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영화관에서 입장권 구매 시 1천~2천원의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전월에 일시불과 할부로 30만원 이상 써야 한다는 이야기다.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포함되지 않는다.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의 금융상품은 가맹점 수수료가 없고 고객에게 이용수수료를 받는데 이용 후 곧바로 갚아버리면 고객이 수수료도 물지 않으므로 실적 산정에서 빼고 있다.

카드사로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더 많은 신규회원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이런 조건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시달릴 수 있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이 각종 혜택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30만원 이상 소비`를 내세우는 것은 손익분기점을 고려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업계에는 각종 할인ㆍ적립 혜택을 주고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매달 고객이 30만원 정도는 써줘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수익성 분석이 있어 카드사들이 이를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조건은 카드사들의 과열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카드가 무분별하게 발급되던 시절에는 경쟁이 지나치게 심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실적을 올리려고 조건 없이 각종 혜택을 남발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이 때문에 카드업계에 유동성 위기가 왔고 결국 2003년 `카드 대란`이 발생했다.

금융감독 당국은 카드사들이 출혈 경쟁을 하지 않도록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고 영업을 하도록 새 카드가 출시되면 혜택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전월 실적조건이 없는 카드는 출시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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