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최평락 전자부품연구원장 기고

전자부품산업과 제 2의 르네상스





지난해 우리나라 전자부품산업의 무역수지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423억 달러의 흑자를 달성, 전 산업의 무역흑자 410억 달러를 상회하였으며 2006년 이후부터 전 산업의 무역흑자를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전자부품산업계에 최근 `융합(Convergence)`과 `스마트(Smart)` 열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전자부품산업은 융합과 스마트의 물결을 타고 제 2의 르네상스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융합 물결의 중심에는 전자와 자동차의 융합에 의한 지능형 전기자동차 시장이 있다. 자동차의 안전과 편의성, 새로운 그린 동력원 등에 필요한 자동차의 전장화에 따라 자동차 중 전자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경 약 4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기자동차는 전지 · 모터 등 전자부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바일 전자기기로 불릴 정도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산업용 로봇기술과 디지털기술의 접목으로 지능형 로봇이라는 신성장산업이 빠르게 발전하여 2018년경 1000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지능형 로봇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능형 센서, 엑츄에이터와 같은 첨단 구동부품 · 고용량 전지 · M2M(Machine to Machine) 관련 상황인지 SoC · 네트워킹 부품 등에 막대한 신규 수요가 창출될 전망이다.

스마트 물결은 디지털 전자기기의 양대 주력제품인 휴대폰과 텔레비전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디지털 전자기기는 고성능 컴퓨팅기술과 웹의 만남으로 UX(User Experience)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실감 UI(User Interface) · 플렉서블 부품 · 고기능 시스템반도체 · 대용량 플래시 메모리 등의 채택으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전망이다.



융합과 스마트의 물결을 타고 전자부품산업이 제 2의 르네상스를 구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지능형 전기자동차 및 로봇 등 융합제품의 핵심부품이면서 상대적으로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큰 지능형 고정밀 센서 · 고기능 엑츄에이터 · 실감UI부품에 대해 정부차원의 집중적인 R&D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융합과 스마트라는 다양성을 수용하여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통한 대 · 중소기업, 연구기관 및 대학교의 삼생(三生)협력이 확대되어야 한다.

셋째, 산 · 학 · 연 컨버전스 랩 구축을 통해 이종기술 간의 공동연구 및 인적 자원의 교류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사업화 성과를 높여야 한다.

전자부품산업은 중소 · 벤처기업이 주요 플레이어가 되는 활동의 장으로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일본의 경우 뿌리산업인 부품 · 소재산업이 튼튼한 산업구조와 부품설계 및 공정기술의 수직 통합 생태계 구축을 통해 금융위기 속에서도 엔화 강세와 무역수지 흑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전자산업의 디지털화가 아날로그시대의 최강자였던 일본의 전자산업을 따라잡는 기회로 작용했다면, 이번에 거세게 불고 있는 융합과 스마트 물결을 타고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 최고의 전자부품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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