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용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이 최근 과학기술계의 뜨거운 감자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 위상강화 문제에 대해 “국과위를 상설화하는 등 실질적 권한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회장은 16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리아리더스 포럼에서 이같이 말하며 “예산 편성권은 기존처럼 재정부에서 하되 조정 · 배분권은 확실히 국과위가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권에 따라 과학기술과 연구개발이 흔들리면 안 된다”며 “장기적 투자, 기초원천기술 투자를 강화하고 국가 조직도 장기적이고 일관된 조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윤 회장은 “국내 공과대학 중에 제대로 실험할 수 있도록 갖춘 곳이 거의 없다”며 국내 이공계 고등교육 인프라의 부실도 지적했다. 그는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대학의 실험실습 장비 확충을 위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며 “부실 대학 · 저질 대학이 넘쳐나 대학 진학률은 높고 공과대학 졸업생도 미국과 맞먹지만 수준이 낮아 산업계와 균형이 맞지 않다”고 우려했다.
윤 회장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으로 있을 때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해 대통령에게 보고도 했지만 아직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 포럼에 참석한 오제세(민주당) · 이용경(창조한국당) 두 국회의원에게 “이를 위한 예산 편성에 힘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전국공과대학협의회가 1년에 20개 대학씩 3년간 60개 대학의 장비 확충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수년째 국회의 예산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산업계에도 미래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고부가가치 친환경산업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IT와 BT, NT 등의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다양성을 갖추는 한편 세계적 흐름인 친환경성을 충족해야 할 것”이라 주문했다. 또 철강 · 조선 등 전통 주력산업에 대해선 “더 이상 저비용만 지향해서는 안 된다. 고급화 · 브랜드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