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폴란드 가전공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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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출발한 버스가 광활한 평원을 끝없이 달린다. 고속도로와 국도를 오가며 4시간 30분가량 달린 버스가 멈춘 곳은 폴란드 포츠난시 인근 브롱키(Wronki). 폴란드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이 버스에서 내리는 일행을 맞는다. 삼성전자가 유럽 전초기지로 육성중인 아미카 공장이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아미카 공장부지와 생산 시설, 인력을 7600만달러에 자산 인수했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냉장고와 세탁기 라인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일손이 분주히 움직인다. 김득근 삼성폴란드생산법인(SEPM) 법인장은 “지난 4월부터 삼성 브랜드 생활가전 생산을 시작했다”며 “라인 교체 작업이 끝나는 대로 양문형냉장고와 2도어 형태의 간냉식BMF 등 프리미엄 제품 생산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유럽에서는 대용량에 해당하는 7∼9㎏ 드럼세탁기 및 건조기 역시 폴란드 생산제품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각각 연간 25만대 냉장고와 세탁기 생산라인이 가동 중이며, 오는 11월말 시작되는 공사가 완료되는 내년부터는 연간 생산능력이 각각 150만대씩으로 늘어난다. 김 법인장은 “2만5000평 이상 되는 유휴부지도 단계적으로 생산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오는 2015년에는 냉장고와 세탁기기를 각각 300만대씩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 생활가전 부문 첫 인수 프로젝트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공장은 시장 옆에 있어야 한다`는 일등화 전략은 과거 최소 두 달 걸리던 생산부터 유통까지의 물류흐름을 7일만에 가능케 만들었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생활가전을 생산한 뒤 유럽에서 판매해 왔다. 앞으로 독일과 폴란드를 잇는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의 유럽 판매는 날개를 단다.

삼성 고용 창출은 이곳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업무협조를 해 주는 전기를 만들었다. 삼성은 아미카로부터 고용승계한 직원 661명 이외에 추가로 800명의 현지인을 채용했다. 이 때문에 SEPM이 위치한 브롱키시의 실업률은 9%로, 폴란드 전체 평균 12%를 밑돈다. 한국인 직원은 김 법인장을 비롯 9명에 불과하다. SEPM 법인은 생산라인 추가로 신축되는 내년에도 추가로 직원을 고용할 예정이다. 브롱키시는 인구 1만1000여명의 소도시다.

브롱키(폴란드)=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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