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체들이 존슨 앤 존슨(Johnson&Johnson), 제너럴일렉트릭(GE) 등 다국적 기업이 장악한 의료기기 시장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다음달 정기국회에서 본격 논의됨에 따라 앞으로 열릴 u헬스 시장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6일 중외제약, 대웅바이오 등 국내 주요 제약업체는 하반기들어 새롭게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하거나, 의료기기 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
원료 부문을 주력으로 했던 대웅바이오는 최근 당뇨성 족부궤양, 욕창과 같은 창상 치료에 필요한 이동식 흡인기(Wall-suction) `큐라시스`를 출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벽에 설치해 사용하던 기존 고정식 흡인기의 불편한 점을 보완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정 음압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말 골이식재와 BMP-2(뼈형성 촉진 단백질)를 융합한 의료기기인 `노보시스(NOVOSIS)`와 관련해 임상허가를 획득했다. 노보시스는 임플란트 등 골이식 치료에 활용하는 기기다. 대웅제약은 8개월간의 임상시험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중외홀딩스의 자회사 중외메디칼은 최근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LED 무영등 `허니룩스`를 국내 업체 중 처음 선보였다. 기존 할로겐 제품과 달리 전면부 발열현상이 없어 장기가 건조해지는 현상을 방지하고 외산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우수하다. 회사는 오는 2012년까지 4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중외제약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혈액검사기도 출시한 바 있다.
외국 전문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의료기기를 유통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녹십자는 독일의 `비 브라운(B.Braun)`과 복강경 수술용 의료기기 등을 국내 시장에 독점 판매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녹십자는 이번 계약으로 복강경 수술에 이용하는 제품 라인업 구축을 완료했다. 녹십자는 앞서 수술용 가위 · 겸자 등 의료도구, 복부 절개면에 삽입해 의료기기 이용을 돕는 투관침 등도 공급 중이다.
한독약품도 스위스의 의료기기회사인 센시메드사의 안압 변동 모니터링 기기인 `센시메드 트리거피쉬`를 오는 2013년 출시한다. 센시메드 트리거피쉬는 안압 변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의료기기로, 녹내장 등 안과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하는 제품이다.
휴온스는 아예 사내 메디컬사업부를 신설해 의료장비 시장을 개척하고 나섰다. 성형외과 전문업체인 우리메디칼그룹과 협약을 체결해 공동영업 · 판매에 나선다. 휴온스는 내년까지 의료장비에서 1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사업 다각화는 최근 정부가 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춘다는 이유로 약가인하를 강요함에 따라 생존을 모색하는 차원”이라며 “제약 영업을 통해 구축한 판매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주효하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기반으로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원격으로 질병이나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u헬스 시장을 공략하려는 의도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원은 오는 2015년 미국 홈&모바일 헬스시장 규모가 340억달러(약 40조원)에 달할 것이라 내다봤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도 u헬스가 오는 2014년까지 약 3만9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원배기자 · 정진욱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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