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건설IT, 한국형 모델로 성공신화를 만들자

SK건설은 경기도 수원에 건설하는 `수원 SK 스카이뷰`에 지그비(ZigBee)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다.

SK텔레콤과 공동으로 지그비 시스템을 개발한 SK건설은 지그비 칩을 스마트폰의 범용가입자인증장치(USIM) 카드에 탑재해 공동현관 출입은 물론 엘리베이터 자동호출, 지하 주차장 주차위치 확인, 위급 상황 시 비상 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입주민은 별도로 출입카드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출입과 주차위치 확인, 엘리베이터 자동호출 등 다양한 아파트 관리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SK건설은 앞으로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연계한 녹색기술 등 첨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SK건설을 비롯 주요 대형 건설사가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첨단 주택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아파트에 IT를 융합한 `유비쿼터스 아파트`가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부상하는 등 과거 상상으로만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아파트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IT를 중심으로 한 첨단 기술과 주거의 결합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 자체가 무의미해 질 정도다. 분명한 것은 전통의 주거와 첨단 기술의 융합(Convergence)은 거부할 수 없는 큰 흐름이라는 사실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첨단 IT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물론 에너지 절감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수요자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한 IT 개발과 접목이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건설업계는 아파트에 적용되는 IT를 통해 새롭게 형성되는 시장 규모가 올해 2조60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15년 43조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건설과 IT 융합으로 인한 전체 건축 시장의 규모는 올해 102조원, 오는 2015년에는 227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동안 건설과 IT간 융합은 기존 건설 산업의 프로세스에 IT를 접목, 건설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제한됐다.

하지만 첨단 아파트를 비롯 기존 건설과 IT를 접목, 새로운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이는 안전과 복지 등 거주자의 생활 편의성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무한경쟁이 전개되는 건설 시장에서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우리나라 건설 산업은 세계 시장과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지만 부가가치 창출이 미흡한 산업 분야로 위상이 저평가되는 등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록 우리나라의 건설 시공 기술은 높은 수준이나 첨단 건설 설계 기술이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고, 프로세스 관리도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는 결국 기술력에서는 선진국에 뒤지고, 가격 경쟁력은 중국 및 동남아보다 낮은 건설 사업이 해외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어려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존 건설과 IT를 융합, 건설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차별화된 건설 역량을 확보함은 물론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레퍼런스와 노하우를 확보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건설 기업에 한정된 게 아니다.

유럽연합(EU)은 미래 세계 건설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IT 등과의 융합을 통한 첨단기술 개발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2400억유로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그러나 건설과 IT 융합의 대표 모델로 손꼽히는 u시티를 비롯한 스마트 홈 시장의 경우에 선진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다 할 이정표를 찾기 쉽지 않다.

이는 현실적으로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지 못한 데다 소비자의 인지도 또한 높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건설과 IT간 융합분야 기술 표준을 선도하거나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 보급하는 등 시장을 활성화할 경우 시장 선점은 물론 관련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건설 IT 융합의 대표격인 u시티는 우리나라가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u시티에 대한 개념이나 인식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건설과 IT가 융합되면 지능화는 물론 에너지 절감 등 경제적 효과와 더불어 첨단화, 고급화, 친환경 건설 수요를 수용할 수 있게 된다. 건설과 IT 융합을 통한 차별화된 건설 상품으로 수요자의 구매를 촉진할 수 있다.

우리나라 건설 경쟁력은 전 세계 초고층 빌딩과 석유 · 가스 · 발전 플랜트, 초장대 교량 등 글로벌 랜드마크 건설을 통해 `건설 한국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IT 인프라 구축 · 운영 능력을 기반으로 u시티 등 건설IT 융합 분야에서 잠재적인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1위다.

전 세계 192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2010년 유엔 전자정부 평가` 결과에서 우리나라는 `전자정부 준비지수`와 `온라인 참여지수`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일본 총무성이 발간한 `2010년 정보통신 백서`에서도 우리나라 ICT 경쟁력을 세계 1위로 평가했다.

이처럼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겸비한 건설과 IT의 융합은 생활의 편의 증대, 삶의 질 향상, 안전 보장과 복지 향상은 물론 건설과 IT 분야의 한 단계 도약뿐만 아니라 신산업 창출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규제, 에너지 절약 등 환경 관련 이슈가 부각됨에 따라 친환경 건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그리드를 적용하는 등 건설과 IT를 융합하는 등 한국형 건설IT 모델을 발굴한다면 지난 1970년대 중동 건설 특수를 재현함은 물론 융합시대 성공신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건설과 IT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자 기대다.





<건설 IT 융합의 SWOT 분석>(자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건설 IT 융합 서비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