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PC 시장 2위 탈환…레노버 `약진` 두드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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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PC 시장에서 델과 에이서의 2위 경쟁이 치열하다. 태블릿PC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장 판도를 예고하는 가운데, 최근 중국 레노버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하반기에는 PC 출하량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 시장 수요가 떠받칠 것으로 보인다.

5일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델은 전 세계 PC 시장에서 1054만1000대의 출하량을 기록, 1019만1000에 그친 에이서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에이서에 빼앗겼던 2위 자리를 9개월만에 탈환한 것이다. 델과 에이서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2.8%와 12.4%로 박빙의 다툼을 벌이고 있다. 2분기 시장 순위가 뒤바뀐 것은 에이서가 상대적으로 시황이 좋지 않았던 노트북PC에 주력하는 반면, 델은 비교적 수요가 탄탄했던 데스크톱PC 시장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델은 지난 2008년 2분기까지만 해도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6% 가까이를 차지하며 선두권을 지켰었다. 한때 에이서와 점유율 격차는 무려 6.5%에 달했지만 이후 출하량이 꾸준히 줄어 마침내 지난해 3분기부터는 2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지난 2분기 HP는 1495만5000대의 출하량으로 18.1%의 점유율을 기록, 16분기 연속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상위 5대 PC 업체들 가운데는 중국 레노버의 기세가 돋보인다. 레노버는 이 기간 전분기 대비 출하량 증가율이 무려 18.6%에 달해 4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HP · 델 · 에이서 · 도시바 등 나머지 상위권 업체들이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모조리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조적이다. 특히 2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총 8249만대로 1분기보다 1.1% 늘어났다는 점에서 레노버를 제외한 상위권 업체들은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하반기 시장 수요가 불투명한 탓에 올해 연간 전체 PC 출하량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전 세계 PC 출하량 성장률을 15%로 예상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 업체인 IDC는 당초 19.8%로 봤던 출하량 신장률을 17%로 낮췄다.

로렌 로버드 IDC 부사장은 “하반기에도 원래 기대치보다 낮을 뿐 작년과 비교하면 두자릿수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향후 수년간 시장 수요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기업들의 교체 수요에 힘입어 휴대형 PC와 소비자용 PC보다는 데스크톱PC의 출하량 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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