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칩스 상장,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벽 뛰어넘는게 관건

알파칩스가 오는 7일부터 이틀간 일반 청약을 실시하고 본격적으로 코스닥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 에스이티아이 · 이미지스테크놀로지 · 실리콘웍스에 이어 반도체설계(팹리스) 업체로서는 올해 4번째 상장이다. 공모가격은 1만2000원(액면가 500원)으로 확정됐다. 상장하면 총 60만주를 공모해 72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알파칩스는 씨앤에스테크놀로지 · 다윈텍을 비롯한 삼성전자 지정 맞춤형반도체(ASIC) 디자인하우스 3곳 중 하나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 업체들이 개발한 반도체 회로를 위탁제조(파운드리) 업체의 양산 공정에 맞게 배치하는 회사로, 보통 팹리스 업체들은 설계 단계 이후 회로 배치시 비용이 적게 드는 디자인하우스에 맡긴다.

기존 디자인하우스 회사들이 상장 후 상당기간 고전했다는 점, 올해 상장한 팹리스 업체들의 실적이 실리콘웍스를 제외하고는 저조했다는 점이 알파칩스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미지스테크놀로지는 지난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3%, 30% 정도 감소했다. 에스이티아이는 지난 1분기에 영업적자로 돌아서, 2분기째 벗어나지 못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실제로 반도체 설계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이 떨어진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TSMC의 국내 디자인하우스를 담당하던 상화마이크로텍은 지난 2003년 상장 후 2004년에는 매출이 300원까지 늘었으나 계속 감소해 지난 2008년에는 76억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우회상장을 통해 결국 나이스메탈에 인수 · 합병됐다. 지난 2004년 코스닥에 상장한 다윈텍은 2008년 소프트포럼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매출액이 지난 2007년 580억원에서 지난해 384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부터는 영업적자를 내 올 상반기까지 벗어나지 못했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도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다 올해 상반기 적자를 막 벗어났다.

이 분야 업체들이 고전했던 이유는 파운드리의 사업 상황이 변화하면 바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자인하우스들은 상장 후 예외없이 자사 제품을 개발했다. 하지만 파운드리와 칩 판매는 경기의 흐름을 동시에 탄다. 반도체 침체기에 양쪽 사업이 다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지난 2008년 경제위기 여파로 지난해 다윈텍과 씨앤에스테크놀로지의 매출은 각각 24%, 37%씩 줄었다.

알파칩스 이정승 차장은 “기존 디자인하우스들은 자사 제품을 설계하는 팹리스로 성급하게 전환한데다 경쟁이 심한 시장에 뛰어들어 실적이 악화된 것”이라고 분석하며 “우리는 충분한 노하우를 쌓은 뒤 경쟁이 심하지 않은 시장에 진출해 다양한 제품군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칩스는 지난해부터 매출이 급상승하기 시작, 지난 상반기 매출 211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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