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트로닉스(이하 대우일렉) 매각 작업이 난기류에 휘말릴 조짐이다. .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일렉 우선협상대상자인 이란계 다국적 가전유통회사인 엔텍합그룹이 인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본계약 체결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대우일렉 채권단은 엔텍합그룹과 매각 가격을 4천700억원 수준으로 잠정 합의했다. 이는 당초 엔텍합이 제시한 6천50억원에서 1천억원 이상 깎인 수준이다.
엔텍합은 인수자금 중 1천100억원만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 3천600억원은 산업은행 등 국내 20여 개 금융회사들이 참여하는 `인수금융`을 조성해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산업은행 등 국내 주요 금융회사들이 인수금융 참여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있어
이달 13일로 잡힌 본계약 체결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엔텍합 측의 인수금융에 참여할 기관들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채권단 동의 절차와 본계약 체결 등 다른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편에서는 엔텍합이 국내에서 과도한 차입에 의존해 대우일렉을 헐값에 인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자기 돈은 조금만 들여오고 나머지는 우리나라에서 빚내서 인수하는 형태"라면서 "투자 유인 효과는 적고 국내 채권단만 A에서 B로 바뀌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더구나 채권금융회사들이 20여 개에 달해 매각 가격에 대한 채권단 동의를 얻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금융회사들 중에는 채권을 주식으로 출자전환한 곳들도 있지만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곳도 있다"며 "일부 금융회사들은 매각 대금을 나누는 과정에서 손해가 불가피해 분배 기준을 정할 때 소송 등이 제기될 소지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현재 채권단 내부에서는 10년 이상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유동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우일렉에 가급적 빨리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상황이라, 조기 매각 쪽으로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더 크다.
대우일렉은 옛 대우전자 시절인 1999년 8월부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통해 구조조정을 해왔으며, 인수.합병(M&A)이 세 차례나 무산된 경험이 있다. 채권단은 대우일렉 지분 97.5%를 보유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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