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CD 장비, 중국발 특수 `기대 이하`

중국에 8세대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기대됐던 국내 LCD 장비 업체들의 중국발 특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BOE가 베이징에 건설 중인 8세대 LCD 라인의 누적 수주액이 1700억원을 넘어섰지만, 총발주규모 10분의 1도 안 된다.

수주 물량이 세정 · 물류 등 후공정 장비에 국한되고 핵심 전공정 장비인 노광기 · 화학증착장비(CVD) · 스퍼터 등의 수주는 전무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팹 승인이 계속 미뤄지면서 최대 1조원 이상의 수주를 기대했던 중국 특수가 신기루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엠에스 · 참엔지니어링 · 아바코 등 국내 LCD 장비 업체가 중국 BOE로부터 최근 수주한 장비 수주액은 총 17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장비를 수주한 업체는 디엠에스로 지난달 고집적세정장비(HDC) 등 총 347억원 규모를 수주했으며, 뒤를 이어 참엔지니어링이 레이저 리페어 품목으로 338억원을 수주했다. 또 아바코 · 엘아이지에이디피 · 케이씨텍이 200억원 규모의 장비를 수주했으며, 이오테크닉스와 신성FA · 미래컴퍼니 · 에스엔유프리시젼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업체들이 수주한 장비는 대부분 세정 · 물류 · 검사 등 후공정 장비에 국한된 것이어서 한국산 장비 비중은 10% 선에 머물 전망이다. 스퍼터를 국산화한 아바코가 이번에 수주한 장비는 스퍼터가 아닌 물류장비인 스토커다. BOE는 이르면 내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베이징 8세대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입 원판 기준으로 월 9만장 생산물량 수준으로 건설 중이며, 이 중 장비 투자액은 최대 2조원 선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BOE가 한국산 전공정 장비 도입을 꺼리는 배경에 대해 “중국의 8세대급 LCD 라인 투자가 처음이고 공정 기술이 부족해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기 때문”이라며 “전공정 장비 개발 및 운용 경험에서 우위에 있는 미국과 일본 업체들이 현지에서 공격적인 가격 공세를 펴는 것도 한국 업체들이 고전하는 이유”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BOE는 CVD · 스퍼터 등 주요 검사장비를 전량 AKT · 알박 · 오보텍 등에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또 다른 8세대 LCD 기업인 CSOT는 최근 입찰을 진행 중인데 이곳 사정도 BOE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장비업체들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에 LCD 팹을 건설할 경우 국산 장비가 대거 들어가면서 중국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으나 중국 정부의 LCD 승인이 하염없이 미뤄지면서 이마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국내 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진출이 이뤄져야 중국 장비 수출이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승인이 미뤄지는 것이 장비업계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