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를 이유로 구글의 인터넷사업을 제한했던 중국 정부가 이번에는 해외 IT 보안기술 전반에 걸쳐 감시를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인터넷 · 스마트폰 · 통신장비 시장에서 세계 각국이 안보문제에 민감한 가운데, 중국의 행보는 미국 · 유럽연합(EU)과 무역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25일(현지 시각) AP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조사당국은 은행 등 주요기업을 방문해 컴퓨터 보안기술 활용 상황을 점검하고 중국산 보안제품을 이용하라는 지시와 경고를 내렸다.
중국은 지난 2007년 다단계보호계획(MLPS)이라는 정책을 발표한 뒤 주요기업이 자국 보안기술을 이용하도록 한 데 이어 작년부터는 지침 이행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 중국기업들 가운데 10~20%가 시스코 등 외국업체의 컴퓨터 보안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중국의 움직임에 미국과 EU는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정부는 자칫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사이버 보안문제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미국과 EU는 자국 산업의 보호정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중국 컴퓨터 보안기술 시장은 올해 2억5000만달러(약 2985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또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해외 보안기술이 민간 시장에 확산되면 정보 관리 · 감독에 어려움이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EU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이 타당한지를 질의하며 공식 대응에 나섰다. 미국 로펌 아킨검프의 스티븐 코 무역담당 변호사는 “중국은 합법적인 보안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멀리 나가고 있다”면서 “모든 해외 제품이 보안 위험을 갖는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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