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 하드웨어 업체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날개를 달았다. 최근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 ZTE가 미국 버라이즌와이어리스에 단말을 공급, 시장 확대에 시동을 건 데 이어 인도 정부가 중국 장비 제조사들의 인프라 구축을 승인했다. 그간 아시아 ·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 집중 발휘했던 중국 장비 제조사들의 위력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23일 상하이데일리 · 차이나데일리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 · ZTE 등 중국 장비제조사로부터 통신 장비 수입을 금지해왔던 인도 정부가 이를 허용키로 결정했다. 화웨이와 ZTE가 인도 정부의 모든 요구 조건을 수용키로 하면서, 타타텔레서비스 · 릴라이언스커뮤니케이션 등 현지 이동통신 사업자에 장비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인도는 통신 장비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장비 제조사들은 정부 조사에 응해야 하며 장비 설계와 소스 코드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수입 승인 조치로 중국 장비 업체들은 인도의 3G(세대) 이동통신 및 초고속 인터넷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ZTE는 유럽 이동통신 사업자인 `텔러노어`로부터 2억5400만달러(약 3000억원)에 달하는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 19일(현지 시각)에는 미국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와이어리스에 자사 휴대폰 `설루트(SALUTE)`를 공급키로 했다. ZTE는 통신 종주국인 미국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T모바일 USA와 스프린트넥스텔과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ZTE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80%를 아시아 ·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 벌어들였다. 하지만 지난 상반기에는 유럽 · 미국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45%나 급성장했다. 장비를 공급한 곳도 네덜란드 · 스페인 등 160여개국 500개 이상의 이통사에 달한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 업체인 아이서플라이는 ZTE가 지난 1분기 출하량 기준 전세계 7위 장비 제조사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이미 세계 2위의 장비 업체로 등극한 화웨이와 함께 ZTE가 미국 ·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면서 전세계 통신 장비 시장에서 `중원`의 힘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덤핑에 가까운 수준의 가격 공세를 펼치면서 세계 각국에서 시장 진통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중국 장비업체들의 저가 공세는 국내 통신 시장에서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은 저가 공세로 시장을 확대해왔지만 최근 LTE 장비를 자체 개발하는 등 기술력에서도 뒤지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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