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의 지상파 방송 재송신 저작권 침해 여부와 관련, 법원이 오는 25일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가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판결은 지난 해 11월 KBS · MBC · SBS 지상파 방송 3사가 CJ헬로비전 · 씨앤앰 · 에이치씨엔서초방송 · 씨엠비한강케이블TV · 티브로드강서방송 등 5개 SO를 상대로 낸 `저작권 등 침해정지 및 예방청구의 소`의 결과다.
지상파 방송사가 케이블TV의 지상파방송 무단 재송신은 저작권법 위반이라며, 디지털케이블 신규 가입자에 대해 지상파 방송 재송신을 금지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케이블TV업계는 그동안 케이블TV 방송사가 지상파 난시청 해소에 일조했으며, 지상파가 그간 문제제기 하지 않은 것은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첫번째 경우는 지상파 방송의 보편적 서비스를 강조하고 법원이 케이블TV의 손을 들어주게 될 경우다. 그동안 케이블TV가 난시청 해소 역할을 했으며 위성방송 지상파 재송신 협상 시에도 케이블TV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것은 암묵적 합의가 있었던 것이라는 평가가 주요 근거가 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뉴미디어를 겨냥한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비즈니스는 시작단계에서부터 벽에 부딪히게 된다.
법원이 지상파 방송사 주장에 손을 들어 주면, 케이블TV방송사는 지상파방송사에 콘텐츠 이용료를 지불하거나, 지상파방송사의 주장대로 디지털케이블 신규 가입자의 지상파 재송신을 중단해야 한다.
하지만 케이블TV 방송사는 콘텐츠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은 지상파 방송을 유료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케이블TV 방송사가 후자를 선택한다면 디지털케이블 신규 가입자만 제한할 것인지 아니면 전체 가입자에 대해 지상파 방송을 송신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남는다. 케이블TV 방송사 입장에서는 신규 가입자만 중단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지상파 방송 재송신 자체 중단을 검토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지상파 방송사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 지상파방송을 직접 수신하고 있는 비율은 10%도 채 되지 않으며, 시청자가 직접수신을 원해도 힘든 경우가 태반이다. 대체재라고 할 수 있는 IPTV와 스카이라이프를 모두 합쳐도 20~30% 선이다. 이를 해소해야 하는 부담이 지상파 방송에 지워진다. 특히 KBS는 수신료 인상을 준비하고 있어, 민감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업계는 저작권과 관련된 법원 판결이 아닌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적 결정이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뉴미디어 다플랫폼 시대에 지상파 방송의 보편적 시청권을 정의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판결에 따라 서비스 구성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재판은 신규 디지털가입자에게만 해당되는 문제지만 결과에 따라 향후 파급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의 지위에 대해 획을 긋는 큰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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