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사용사업자(PP) 등록제 전환 이후에도 국내 방송사업자들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 기반은 더디게 진행되는 반면, 해외 방송사업자들의 국내 진출은 성큼 진행되고 있어 산업 종속의 우려를 낳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PP 미디어시장에서 지상파 위주의 콘텐츠 수급과 복수 유선방송사업 및 채널사용사업을 겸하는 업체의 독점구조, 영세 PP의 경쟁력 약화 등 부정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일 기준으로 등록된 TV PP만 250개에 이르는 등 외견상으로 국내 PP 산업 기반이 확대되는 듯 보이나 실제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가시화되고 있는 외국 PP들의 국내 방송시장 진출 움직임은 우리 업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업계 내외의 고민을 깊게 한다.
◇글로벌 미디어, 합자법인 형태의 현지화 전략 `성큼`=대표적 글로벌미디어인 월트디즈니는 최근 SK텔레콤과 국내 합자법인 `TMK`를 설립하고 월트디즈니가 제공하는 프로그램 위주의 2개 채널을 내년초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한국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한 해외 미디어 PP들은 40개에 이른다.
타임워너는 중앙일보와 제휴, 카툰네트워크채널과 큐TV를 송출한다. 뉴스코퍼레이션은 CJ미디어를 통해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을, 또 티브로드를 통해 폭스채널 등 3개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NBC와 SBS는 CNBC와 드라마 및 오락 전문 E채널을 선보였다.
이들이 대부분 국내 주요 미디어와의 합자 법인 형태를 추구하는 것은 국내 시장의 진입 장벽이 여전히 실제로 높은 탓이다.
패션 전문 채널인 GTV 관계자는 "지역에 기반한 SO 중심으로 수직계열화가 이뤄지고 있는 국내 유료방송시장에서 해외 자본이 직접적 기반을 마련하기는 여전히 쉬운 구조가 아니다"고 말했다.
세계적 패션잡지 엘르의 TV 채널인 `엘르 엣티비`가 국내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은 그 실례다. MTV가 지난 2001년 국내 시장에 야심차게 진입한 뒤 현재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영향력 확대를 이루지 못하는 것도 그러한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진입장벽은 IPTV에 이어 곧 가시화할 스마트TV의 등장, 종합편성채널 도입 등 미디어 플랫폼의 다변화 추세의 도전에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으로 승부해야만 하는 무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
IPTV인 쿡TV의 경우 최근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으로 워너TV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이 해외 미디어가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실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본격 발효하는 시점을 맞아 국내 방송산업은 `가드`를 내린 채 해외 미디어들의 무차별 진입에 무방비의 상태를 맞게 되리란 업계의 우려가 적지 않다.
`미디어 빅뱅`이 피할 수 없는 대세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PP 등록제, 실효성 없어.."판 다시 짜달라" 요구 거세=국내 PP들은 유선방송사업자(SO)들 위주의 산업구조 속에서 영세성과 지상파 종속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방송 본연의 콘텐츠 사업보다 홈쇼핑이 SO들의 수익구조를 보장하는 기형적 방송구조가 몇년째 심화되고 있으나 `방송산업 정상화` 요구는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린다.
지난해 PP의 전체 방송시장 매출은 3조3천억원, 점유율은 37.3%로 지상파 매출을 처음으로 능가했지만, 홈쇼핑 사업자 5개사가 전체 PP 매출의 58%를 점하는 구조다.
또한 홈쇼핑을 제외한 전체 매출에서 지상파 재송신 위주의 채널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32.6%에 이른다.
전체 3조3천억원 시장이지만 홈쇼핑과 지상파 단순 재송신을 제외하면 유료방송의 고유 매출은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이를 169개 PP가 나눠갖는 것이 국내 PP시장의 `현주소`다.
CJ미디어 관계자는 "국내 업자는 글로벌 미디어에 맞서려 해도 비현실적이고 중복적인 사업자 독점 규제 구조에 막혀 역차별을 받고 있는 현실"이라며 "거시적 안목 하의 규제정책 정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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