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간부, 한국 등 부품업체서 돈받아 기소

국내기업, 애플 구매전략 변화에 촉각 곤두세워

애플 중간 구매 관리자가 부품 공급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뇌물 제공 혐의를 받고 있는 기업 중에는 우리나라의 휴대폰용 이어폰 기업인 크레신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기업들은 애플사의 주요 부품 공급기업들로 국내업체가 적지 않은 만큼 이번 사건의 파장의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14일(현지시각) 미국 머큐리뉴스닷컴 등 현지 언론은 애플 글로벌 부품공급담당인 폴 신 드바인(37)과 앤드루 앵 등 2명이 아이폰과 아이팟의 부품을 공급하는 아시아업체 5~6곳으로부터 100만달러 이상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전자통신을 이용한 사기, 자금세탁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 내용에 따르면 드바인은 애플에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내부 기밀을 파악한 뒤 이를 애플에 부품을 제공하는 업체에 전달하는 대신 부품 공급업자들과 제조업체들로부터 돈을 받았다. 부품업체들은 전달 받은 내부 기밀을 애플과 유리한 계약을 하는데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관련 부품업체로 한국의 크레신, 중국의 카에다르 전자, 싱가포르의 진 리 몰드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크레신은 월 약 2000만대의 헤드폰과 이어폰을 생산해 국내외 전자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공급, 전세계 시장 점유율의 25%를 차지한다.

스티브 다울링 애플 대변인은 “애플은 비즈니스에 최고의 윤리적인 기준을 수행하고 있다”며 “애플 안팎에서 발생한 정직하지 못한 행위에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내 부품업체들은 이번 사건이 향후 구매전략 변화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까다로운 애플의 구매전략이나 정책이 더욱 더 까다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국내기업이 애플에 상당수 부품을 공급하는 것은 뛰어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인한 악영향은 거의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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