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비즈,또 다른 코리아의 힘] 누리텔레콤, 스마트그리드 대표업체로 `우뚝`

Photo Image
누리텔레콤의 AMI 시스템 수출국(12개국) 현황.

스마트그리드 제품군으로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한 기업이 있다. 스웨덴 · 노르웨이 등 유럽은 물론 태국 · 우즈베키스탄에서까지 기술력을 인정받아 `똑똑한 전력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누리텔레콤(대표 조송만)의 얘기다.

◇선도적인 AMR · AMI 시스템 개발=1992년 설립된 누리텔레콤은 지난 2000년에 코스닥에 상장 돼 올해 상장 1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해 누리텔레콤은 2010년을 `중장기 성장을 위한 도약과 도전의 해`로 정하고 주력제품인 양방향 통신의 지능형 검침인프라(AMI)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내외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확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누리텔레콤의 대표적인 제품은 단방향 원격검침(AMR) · AMI 시스템과 스마트미터 · EMS 등 스마트 에너지 시티 구축을 위한 스마트그리드 관련 제품이다. 전자태그(RFID) · 디지털 주파수공용통신(TRS) 등 다양한 무선 통신 솔루션 및 IT 솔루션도 공급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주력 제품은 전기 · 수도 · 가스 AMI 시스템인 `아이미르`와 시스템 관리 소프트웨어인 `나스센터`다. 아이미르는 △스마트미터 △전기 · 수도 · 가스용 검침기(검침모뎀) △데이터 수집 통신장치(집중기 · 리피터) △사용량 분석 및 통계데이터를 제공하는 검침용 소프트웨어 △전자고지 서비스 △스마트미터 디스플레이(IHD:In Home Display) 등 AMI 토털솔루션을 제공한다.

누리텔레콤은 1998년 유 · 무선을 이용한 AMR 시스템을 개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원격검침 국산화에 성공했다. 2000년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AMR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2003년에는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근거리 무선 통신인 지그비 기술을 이용한 메시(Mesh) RF 방식의 AMI 시스템을 선보였다. 메시 RF 기술을 이용한 전기검침기는 국내 원격검침 제품으로서는 처음으로, 지식경제부로부터 신제품(NEP)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또 미국의 FCC, 유럽의 CE, 일본의 TELEC 등 해외인증 및 원격검침 시스템의 원천기술과 방법에 관한 특허 26종도 확보했다.

◇국내외서 다양한 성과=선도적으로 사업을 시작 한 만큼 다양한 실적을 쌓았다. 누리텔레콤은 지난 2000년부터 CDMA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AMR 시스템을 계약전력 100㎾ 이상 사용하는 전국 상업용 · 산업용 빌딩 · 공장 등 고압 수용가 15만5000호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스웨덴의 4위 전력업체 예테보리 에너지가 발주한 전기 AMI 사업을 수주했다. 이는 예테보리 지역 27만2000 가구에 전기 원격검침시스템을 구축하고, 계량기를 디지털미터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누리텔레콤은 지난해 말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 가스 AMI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우즈벡에 현지 합작법인 두가스텍(DUGASTECH)을 설립한 건설 · 플랜트 업체인 동호이엔씨와 632만달러 규모의 `우즈벡 가스계량기 원격검침 및 밸브제어 시스템 구축사업` 제품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우즈벡 국영가스공급회사 우즈트란스에서 추진 중인 가스 공급사업의 일환이다.

이번 계약으로 누리텔레콤은 수도 타슈켄트 지역 20만 가구에 메시 RF 방식의 가스 원격검침 인프라를 구축하고, 6만개의 양방향 통신 모뎀을 두가스텍을 통해 납품하게 된다. 이로써 누리텔레콤은 이동통신망(CDMA · GSM)과 메시 RF 무선통신기술을 이용한 원격검침 시스템의 수출 대상국을 12개로 늘렸다.

◇해외법인 설립으로 활발한 수출 노려=누리텔레콤은 해외법인 설립을 통한 글로벌 마케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01년에는 누리텔레콤 재팬(일본법인)을 설립해 나스센터의 일본 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법인도 설립했다.

누리텔레콤 재팬은 2004년부터 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해, 매년 30% 이상의 성장을 이루고 있어 일본시장에 진출한 한국 IT기업의 대표적인 성공모델로 꼽히고 있다. 나스센터는 국내는 물론 일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IT 통합관리솔루션으로, 이미 일본의 정부기관을 비롯해 NTT 그룹 · 소프트뱅크 · JAPAN텔레콤 등 200여 고객사이트를 확보했다.

누리텔레콤은 일본법인 설립 당시부터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일관했다. 직원을 100% 현지인으로 구성해 일본 현지의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 소프트웨어 유통업체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및 총판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누리텔레콤 재팬은 IT 통합관리솔루션 분야에 이어 지그비를 이용한 무선통신 솔루션 사업을 추진해 사업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법인도 설립했다. 기존 유럽 및 동남아 지역에서 중동 · 남미 · 아프리카 등 신흥 지역으로 AMI 시스템의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누리텔레콤은 지난해 GE와 스마트그리드 사업협력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에는 전세계 150여개국에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의 타이코 일렉트로닉스와 사업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타이코 일렉트로닉스의 디지털 미터와 누리텔레콤의 원격검침시스템을 결합한 제품 개발 및 마케팅 부문의 협력을 약속한 것이다. 누리텔레콤은 향후 디지털 미터 및 무선통신 핵심부품을 개발하는 업체와 사업협력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공장 · 빌딩을 대상으로 EMS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목표다. 누리텔레콤은 기존 인력에다 신규 인원을 충원해 EMS 전담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EMS는 단위 사업장에 맞춰 최적화 방안을 제안하면서 △에너지효율 향상과 비용절감 △그린 에너지 생산과 재판매 △탄소배출권 확보와 판매 등의 효과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누리텔레콤은 공장에너지관리솔루션(FEMS)과 빌딩에너지관리솔루션(BEMS), 가정용에너지관리솔루션(HEMS)은 물론 에너지 포털 등으로까지 사업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Photo Image
스웨덴에서 한 직원이 메시 RF 통신모뎀이 탑재된 스마트미터를 설치하고 있다.
Photo Image
지그비 통신모뎀이 탑재된 누리텔레콤의 스마트미터.
Photo Image
누리텔레콤은 스웨덴 전력회사인 예테보리 에너지가 발주한 프로젝트를 수주해 지난해 AMI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조송만 누리텔레콤 사장(오른쪽)과 주사업자인 노르웨이 HTS의 아네 세르펜 회장이 계약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