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건은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녹색성장은 이제 중소기업이나 벤처가 방향을 설정할 때 피할 수 없는 경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달부터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수길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은 최근 한국생산성본부가 주최한 강연에서 중소기업 CEO들에게 “지금이 기업들이 녹색시장에 진출해 선점할 수 있는 여명기”라고 강조했다. 녹색성장은 국제 사회가 함께 연대해 추진해야 할 새로운 패러다임이지만 기업에는 누가 시장을 선점하는지가 성패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콘드라티예프 사이클`을 예로 들며 녹색성장이 지배적인 경제 패러다임으로 대두했음을 설명했다. 콘드라티예프 사이클은 1925년 러시아 경제학자인 니콜라이 콘드라티예프가 이전 200~300년의 경제발전 추이를 분석한 결과 매 30~50년마다 경제 성장이 획기적으로 이뤄져 오고 그 중간에 침체기가 전개되는 현상을 설명한 이론이다. 이후 슘페터는 이 사이클의 변동이 `기술 혁신`에서 오며 1980년대까지 5개의 기술 혁신이 이뤄져 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양 원장은 “녹색혁신 사이클은 여섯 번째 콘드라티예프 사이클”이라 일컬었다. 이어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불가피성에 대해 세계가 공감하기 시작해 단순한 증상 치유만이 아닌 전체 시스템을 다시 만드는 이노베이션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새로운 경제 사이클에 우리 중소기업이 먼저 치고 나가야 할 때라는 이야기다. 양 원장은 덴마크의 풍력 터빈 개발 회사 베스타스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이 회사는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보고 탈 석유시대 패러다임을 먼저 알아채고 기존에 보유했던 철강기술을 풍력터빈 제작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꾸준히 추진했다”며 “혼자 할수록, 남보다 앞장설수록 녹색시장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양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녹색성장 패러다임 속에 중소기업이 성장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일단 생산 단계가 상당히 길다.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에서부터 이전에는 별로 눈여겨보지 않았던 폐기물 처리 시장까지 새로이 열린다. 양 원장은 “생산단계마다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많다”며 “지금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시장의 핵심 부품 수입 의존도가 80%에 달해 중소기업 및 벤처 육성을 통해 기술 자립화를 꾀할 때”라고 말했다.
한 컨설팅 업체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의 녹색투자는 과거 3년간 15조원이 이뤄졌고, 앞으로 3년 내 22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선진국 대비 기술 수준은 50~80%밖에 되지 않는다. 양 원장은 “우리나라 경제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녹색 기술을 빨리 습득하고 혁신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이전 50년간 이뤄졌던 대기업 중심의 경제 현대화에 이은 생태적 현대화(ecological modernization)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