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 장비업체들 상반기 깜짝 실적 `줄줄이`

인쇄회로기판(PCB) 장비업체들이 상반기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근 2∼3년간 경기침체로 투자를 미뤘던 주요 PCB 업체들이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기대감으로 장비 발주를 본격화한 데 따른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PCB 장비업체들은 외형 매출과 수익성에서 지난해 상반기 대비 큰 폭의 증가세를 올리며, 수년간 지속된 부진의 터널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 특히 반도체·LED 등과 관련 PCB 업체들이 투자에 불을 댕기면서 관련 PCB 장비 업체도 큰 수혜를 보고 있다.

PCB 장비 업체인 태성(대표 김종학)은 올해 상반기 매출 74억원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 7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도금이나 동으로 표면처리하는 기판 제조과정에서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기판 특성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는 제트 스크러버와 정명기 등 습식장비다.

태성 관계자는 “상반기 반도체·LED 등의 호황으로 관련 PCB 업체들도 생산 규모를 늘리기 위해 상반기 투자를 확대하면서 장비 공급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PCB 원판을 적층해주는 핫프레스 등을 생산하는 후세메닉스(대표 최병철)도 상반기 PCB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의 5배 가량인 93억원을 올 상반기에 거뒀다. 여기에 국내 업체들의 중국 투자까지 겹치면서 해외 매출도 급증했다.

기존 노후한 습식장비를 건식장비로 대체하면서 해외 매출이 증가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제4기한국(대표 백태일)이다. 제4기한국은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대비 30% 증가한 90억원에 달했다. 상반기 매출 가운데 30%는 해외에서 거뒀다. 이 회사는 PCB 도금이나 표면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불순물이나 이물질을 플라즈마로 제거하는 디스미어 장비를 공급 중이다. 습식장비에 비해 불량률을 최소화시켜주는 장점 때문에 최근 일본 업체의 발주가 크게 증가했다. 이 회사 백태일 사장은 “플라즈마 장비는 반도체·LCD 기판 등 정밀 공정에 필요한 장비로 현재 주류를 이루는 습식장비에 비해 판매 비중은 크지 않다”면서도 “향후 국내 기업의 생산이 첨단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반기에도 국내외 업체들이 그간 미뤘던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비 시장도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진 한국미노 사장은 “LCD TV·LED 등 국내외에서 신규 고가 PCB 수요가 급증한 것이 장비업체들에게 주효했다”며 “앞으로 D램이나, LCD 패널 가격 하락 등의 변동 요인은 있지만, 여전히 PCB 수요는 2, 3년간 안정적일 것이란 전망에 따라 장비 수요도 당분간은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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