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50%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던 하이닉스가 `업황ㆍ실적 모두 황금기는 지났다`는 외국계 증권사들 전망이 쏟아지면서 급락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주초부터 본격적으로 하이닉스에 대한 비관론을 펼치더니 16일 급기야 도이체방크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매도` 의견을 밝혔다.
이 영향으로 대형 기관에서 매도세가 몰리면서 16일 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6.5% 하락한 2만3500원까지 떨어졌다. 증권가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가장 각광받는 주도 주였던 하이닉스에 대해 `매수(BUY)→강력매수(Strong BUY)→확신매수(Conviction BUY)→굿바이(Good BYE)~`라는 씁쓸한 우스갯소리마저 돌고 있다.
◆ 외국계 잇단 매도의견, 왜?
= 대형 외국계 증권사들이 하이닉스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업황 둔화, D램(DRAM) 가격 하락`으로 요약된다. 16일 도이체방크는 "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은 예상치를 웃돌겠지만 이는 달러 대비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D램 가격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기 때문"이라며 "업황이 곧 정점을 지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올해 45%에서 내년 12%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낮은 2만2000원, 투자의견은 `매도(SELL)`를 제시했다. 같은 날 RBS는 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만9000원까지 떨어뜨렸다. "D램 공급 증가와 PC 수요 감소, 유럽 수요 둔화 등이 겹치며 하반기 하이닉스 영업이익은 상반기보다 10% 감소할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외국계 기관들이 내놓는 이런 `비관론`은 최근 IT업황에 대해 잇달아 쓴소리를 내고 있는 서구권 애널리스트들 목소리와 닮아 있다. 최근 마진율이 떨어진 PC업체들이 제품을 비싼 항공기 대신 값싼 선박으로 운반한다는 일명 `바다에 떠 있는 재고론(論)`이 대표적이다. 인도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 만큼 3분기 수요가 미리 앞당겨 주문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이 오르긴 쉽지 않겠지만 하반기 공급은 삼성전자 정도만 늘어날 전망이어서 크게 빠지진 않을 것"이라며 "하이닉스도 비용 절감 등으로 이익이 보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악에는 D램 가격이 현재 2.4달러에서 1달러까지 떨어진다고 해도 대만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아 오히려 한국 기업에 유리하다고 봤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TV와 스마트폰 시장은 노트북 시장보다 2배 이상 큰데 통신사업자들의 모바일PC 재고축적이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하이닉스 목표주가 4만원을 유지했다.
◆ 하이닉스 공매도 1위, 가격 떨어뜨리기 의혹
= 하이닉스에 대한 외국계의 부정적인 보고서가 비슷한 시기에 집중되자 `공매도 물량을 싸게 상환하기 위해 일부러 가격을 떨어뜨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공매도는 어떤 종목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외상 거래로 매도한 뒤 저렴한 가격으로 다시 매수해 차익을 얻는 방법이다.
A애널리스트는 "5월 도이체방크가 하이닉스를 투매한 이후 대차잔량이 급증했는데 하이닉스 대주 수수료가 1%에서 4%로 오르면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하이닉스는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려놓는 대차잔량과 공매도가 최근 함께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하이닉스 대차잔량은 지난 6월 1일 6519만7145주에서 7월 15일 현재 7498만6285주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최근 한 달 공매도는 수량과 금액 기준 모두 하이닉스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B애널리스트는 "개별 종목 대차잔량과 공매도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외국인 투자자 의도를 일정 부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공매도 자체는 합법적인 거래지만 부정적인 보고서를 발표하기 전에 주식을 매매하면 불공정거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하이닉스 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가 주문수탁자로서 절차를 어기거나 불공정거래를 했다기보다 업황 자체를 안 좋게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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