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관학이 힘 합쳐 디스플레이 강국 건설

우리나라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세계 LCD 시장을 주도하게 된 배경에는 정부의 적절한 육성 정책과 학계 및 산업계가 힘을 합쳐 다양한 선행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015년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위해 지식경제부가 지난 5월에 내놓은 육성 정책이 주목받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 한몫했다.

정부의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 정책은 지난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진행된 차세대 평판표시장치 기반기술 개발 사업이 첫손에 꼽힌다. 이 사업은 거점 연구단과 운영위원회를 통해 정확한 시장 수요를 분석하고 경쟁국보다 기술 개발 목표를 높게 잡아 단기간에 기술 개발에 성공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3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을 확실하게 선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특히 30인치급 폴리실리콘 TFT LCD, 소비전력을 줄인 비정질실리콘 TFT LCD 등이 이 사업을 통해 개발됐다. 이를 위해 과기부와 산자부는 2단계에 걸쳐 6년간 총 835억원을 지원했다. 민간에서도 988억원의 자금을 투자해 연구개발 속도를 높였다. 사업의 주요 성과로는 40인치 TFT LC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과 함께 60인치 및 63인치 HD급 PDP를 상품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학계의 연구 의욕 고취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학술적 역량을 유지 및 발전시킨 것도 의의가 있다. 또 단기간에 대면적 TV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자립화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선진국 대비 기술 수준은 사업 이전 50% 선에서 사업 종료 시 86.7%로 단기간에 향상됐다. 또 기술 자립도도 36%에서 82%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를 통해 국내 업체들의 매출 증대 및 수출, 고용창출 효과도 컸다. 또 차세대 고부가가치 수출 주력 품목으로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게 된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후에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진행된 디스플레이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도 LCD와 PDP 산업 고도화와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

최영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무는 “그동안 정부의 적절한 육성 정책에 힘입어 국내 디스플레이 관련 연구 저변이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확대되고 신산업을 창출하는 효과로 이어졌다”며 “이 같은 연구개발 성과를 현장에 빠르게 적용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산학연을 아우르는 각 주체의 긴밀한 교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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